윤석열 대통령이 보건의료 분야 주요 국정 과제 추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26일 윤 대통령은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체계 구축 현황을 점검하고,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및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전문가들과 논의했다.
과학적 방역과 바이오빅데이터는 윤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당시부터 전면에 내세웠던 보건의료 분야 주요 공약이다. 지금까지 방역정책은 분산 및 분절된 데이터 활용으로 정책 근거 생산에 한계가 있었으며, 전문가의 과학적·합리적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비판이다. 또 인구집단의 특성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효과와 수용성을 높이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향후 활용 가능한 최대한의 정보와 근거에 기반해 방역정책을 수립하고, 전문가 중심의 자문 기구를 통해 권고문 형식의 공식적인 의견을 받는 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인구집단 특성과 행동 양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분한 정보 수집이 중요 과제로 상정됐다.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및 후유증 조사를 체계적으로 실시한다는 목표다. 질병관리청에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감염병 예측 모형 관련 전문인력도 확보할 계힉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양질의 정보를 관리 중인 기관과 연계해 코로나19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수집된 정보를 민간과 공유해 민관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정책 제언 기능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기구를 신설할 계획이다.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바이오뱅크) 강화 및 바이오빅데이터 구축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바이오뱅크는 앞서 2012년 4월 보건의료생물자원관리방안의 일환으로 개관했으며, 현재 약 44만명분의 인체 자원을 보관 및 관리 중이다. 1440평 공간에 최대 820대 인체자원 저장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정부는 인체자원, 임상정보, 전장유전체 분석정보 등을 포괄하는 바이오빅데이터의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바이오뱅크의 역량과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인체자원 중심에서 임상정보, 전장유전체 분석정보 등으로 정보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2020년부터 올해까지 참여자 동의 기반으로 총 2만5000명분의 의료정보,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해 공유체계를 구축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확보한 정보는 희귀질환자 1.5만명분과 기존 유전체 사업 관련 1만명분 등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 범부처 협업체계를 통해 중증난치질환, 암, 만성질환 등에 대한 100만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