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보상금, 행방이 수상하다!

5‧18 보상금, 행방이 수상하다!

민주부상자 A씨 “3000만 원 받았는데 광주시 기록에는 5000만 원”
광주시, 기록상 전액 정상 지급…관련 증빙자료 없어 입증은 불가

기사승인 2022-09-01 13:18:05
5‧18 민주부상자에 대한 보상금 일부가 잘 못 지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18 민주부상자에 대한 보상금 일부가 잘 못 지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5‧18 민주부상자 A씨]
5‧18 민주부상자인 A씨(58, 해남읍)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적 피해보상 소송 진행을 위해 지난해 ‘보상결정서’, ‘개인별 보상금 등 산출내역’ 등의 서류를 광주시로부터 교부받은 뒤 충격에 휩싸였다.

광주시 기록으로는 장해보상금 968만 3180원, 향후치료비 108만 1800원, 위로금 900만 원, 생활지원금 3000만 원 등 3회에 걸쳐 총 4976만 3180원이 지급됐으나, A씨는 1990년경 한 차례에 걸쳐 3000만 원의 보상금만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수령한 금액과 무려 2000여만 원의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광주광역시청을 방문한 A씨는 5‧18선양과 담당자로부터 ‘보상금 중 광주시청(정부)이 보증인으로 생활안정자금 1300만 원을 광주은행을 통해 먼저 융자해줬고, 이후 1990년경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융자금 13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3676만 3180원을 광주은행(또는 우체국)을 통해 계좌이체로 지급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생활안정금 3000만 원이 받은 보상금의 전부라고 말하고 “당시 해남읍 단독주택 1채 값이 1500만 원 정도였다”며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기억하지 못하겠냐”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A씨는 “당시 광주은행이나 우체국으로부터 어떤 융자도 받은적이 없다”며, 융자 관련 자료와 보상금 지급 관련 금융거래내역 등 증빙 문서를 광주시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1988년 9월 15일 300만 원, 1990년 4월 20일 1000만 원의 융자거래가 서류상 확인됐다고 회신했다. 또 융자는 거래 은행과 A씨가 직접 거래한 사항으로 광주시가 융자금을 입금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광주시는 보상금 지급 관련 금융 자료 등은 ‘회계서류 보관기간 5년’이 경과돼 존재하지 않으며, 보상금 지급 계좌번호가 기재된 문서인 ‘동의 및 청구서’ 역시 회계과 지출서류 보관기간인 5년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A씨에게 지급해야 할 보상금은 모두 지급됐으므로 추가 지급할 보상금은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본인이 착각하시거나 한다. 자료는 틀릴 수 없다. 이상한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광주시의 보상결정서 송달 주소가 자신의 거주지와 달라 받지 못했으나 본인에게 송달됐다고 기록된 점, 지급내역 대장에 청구일만 기재되고 ‘동의 및 청구서’가 누락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른 민주부상자들의 보상금 지급 관련 자료는 보관돼 있음에도 A씨 관련 자료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납득할 수 없다며 “광주시는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하지만 말고 지급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시 확인 결과 A씨에 대한 보상금 지급 결정일은 1990년 12월 6일, A씨의 청구일은 91년 2월 25일이지만, 지급일이나 지급 계좌조차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아 ‘정상 지급’을 입증할 근거가 궁색한 상황이다.

이처럼 입증하기에 충분한 자료도 갖추지 못했음에도 ‘잘 못 지급됐을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광주시, 민주유공자들의 답답함 해소를 위한 명확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80년 5월, 고등학교 3학년이던 A씨(당시 18세)는 시위대에 합류, 23일 오전 9시 30분경 차량으로 이동 중 해남군 마산면 상등리 커브길에서 잠복 중이던 계엄군의 집중 사격으로 왼쪽 가슴에 관통상을 입고 장해12급 판정을 받은 민주유공자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