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품목허가는 물론,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기에 나섰다.
최근 셀트리온은 6번째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를 얻었다. 지난 8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베그젤마’의 유럽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지난달 16일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 26일 일본 후생노동성,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연이어 베그젤마를 판매허가했다. 베그젤마는 전이성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상피성 난소암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다. 오리지널 제품은 로슈의 ‘아바스틴’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세포나 DNA 등 생물에서 유래한 원료를 활용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제네릭이다. 셀트리온은 베그젤마를 비롯해 현재까지 국내외 의약품 허가기관에서 총 6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아 상업화했다. 셀트리온의 주력 분야는 혈액암, 유방암, 위암 등 항암제와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셀트리온의 최초이자 대표 바이오시밀러로 꼽히는 제품은 ‘램시마’다. 오리지널 제품은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로, 셀트리온이 가장 처음으로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램시마는 현재까지 3개국의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2013년 EMA, 2016년 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어 ‘트룩시마’를 2017년에 출시했다. 오리지널 제품은 암젠의 혈액암 표적항암제 ‘맙테라’다. 트룩시마는 림프종,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제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베게너육아종즈와 현미경적 다발혈관염 등에 대한 적응증도 확보했다.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EMA, FDA 등에서 허가를 받고 상업화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허쥬마’를 선보였다. 허쥬마는 로슈 제품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전이성 유방암, 조기 유방암 등 유방암 치료제로 쓰인다. 전이성 위암에 대한 적응증도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FDA, EMA는 물론, 일본 후생노동성과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에서도 허가를 받고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2020년에는 램시마의 후속 연구개발 성과로 ‘램시마SC’를 출시했다. 기존의 램시마는 정맥주사(IV)로, 혈관에 직접 투약하는 제형이다. 투약을 위해 병원에 방문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소요되는 시간도 2시간 내외로 길다. 램시마SC는 이름 그대로 제형을 피하주사(SC)로 변경한 제품이다. 주사기로 약물을 근육에 주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투약에 약 1분이 소요되며 자가주사도 가능하다. 셀트리온도 램시마SC의 핵심 특징으로 환자 편의성 상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플라이마를 출시했다. 오리지널 제품은 애브비가 출시한 ‘휴미라’다. 유플라이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척추염, 크론병 등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2월 EMA에서 첫 판매허가를 받았고,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판매허가를 받았다. FDA 판매허가는 아직까지 심사가 진행 중이며,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셀트리온의 시장 침투 전략은 오리지널의 대체재로서 자리를 굳히는 것이다. 해외 각국의 의약품 당국으로부터 의사의 별도 허가 없이도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사용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하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경쟁력이 부각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바이오시밀러 대체사용이 활성화된 상태다. 유럽 역시 대체사용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특히 지난달 EMA가 공식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인터체인저블(대체사용)’를 위한 제도를 정비했다. 미국과 유럽 모두 의사의 개입 없이 의약품 조제를 담당하는 약사가 바이오시밀러를 대체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대체사용 지위를 확보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앞서 7월 미국 FDA에 유플라이마와 휴미라 간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3상 시험계획을 제출했다. 이어 8월 유럽 EMA에도 글로벌 3상 시험계획을 제출하고 유플라이마와 휴미라의 상호교환성 확인에 나섰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