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롯데건설과 메리츠증권은 1조50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채무 만기 상환 등을 지원하기 위해 메리츠 및 롯데그룹 계열사가 1조5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에 나선다.
롯데물산, 롯데호텔, 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약 6000억원,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해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보증부 ABCP 등 채권을 매입할 예정이다.
흥국증권은 롯데지주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3000원을 유지했다. 재무구조 안정성이 증가했고 실적 모멘텀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종렬 연구원은 “롯데지주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을 저점으로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의 호실적에 이어 올해는 기존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연결편입으로 실적 모멘텀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자회사인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 해소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지주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한 3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517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지속할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칠성의 신규 편입 효과가 지속되면서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 모멘텀은 지속 가능할 것”이라며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1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7.5%)과 6584억원(전년 동기 대비 +25.5%)”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22년에는 롯데칠성의 신규 편입 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롯데지주 별도의 호조와 코리아세븐과 롯데GRS의 실적 턴어라운드로 양호한 실적 모멘텀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는 기존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연결 편입으로 더욱 더 호전된 실적 흐름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손자회사인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 해소가 롯데지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 1월9일 롯데건설은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해 재무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롯데건설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차환 성공, 회사채 완판, 롯데 계열사 대여금 조기상환과 더불어 메리츠증권과의 협약으로 한층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주가 하락으로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 주가순자산비율(P/B)는 각각 6.4배, 0.6배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졌다”며 “탄탄한 투자유가증권 가치와 우호적인 배당정책, 기존 및 신사업의 하모니를 통한 양호한 실적 모멘텀 등이 긍정적”이라고 봤다.
한편 최근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롯데그룹 계열사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 주주사에서 모두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국내 은행 2곳으로부터는 3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하기도 했다. 이밖에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이 전방위로 자금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는 “대규모 자금 조달로 계열사 전반의 신용 우려가 있다”며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