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님에게 승리를 바치고 싶다.”
김두현 감독대행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수원 삼성과 맞대결을 3대 0으로 승리했다. 전반 시작 20초 만에 문선민이 골을 터트렸고, 이후 백승호가 멀티골을 넣으면서 대승을 거뒀다.
지난 4일 김상식 감독이 물러난 뒤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대행은 팀을 재정비하고 있다. 전북은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리그 7위(승점 14점)로 올라섰다.
김 감독대행은 경기가 끝나고 “부상 선수가 많아서 팬들도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다. 사이드백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준비하는 동안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았다.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희망적이었다”고 총평했다.
전북은 이날 김진수, 김문환 등 주축 풀백 수비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로 인해 중앙 수비수를 맡던 구자룡과 미드필더인 맹성웅이 측면 수비수를 맡았다.
이들은 다소 생소한 포지션을 맡았음에도 수원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동시에 공격 시에는 중앙으로 들어와 숫자 싸움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김 감독대행은 “구자룡은 스리백에 섰을 때 장점이 나오는 선수고, 맹성웅은 미드필더지만 수비력이 좋다. 우리가 사이드백 선수가 없었지만, 인버티드 라고 해서 (풀백이)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상대가 혼선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는 결국 있어야 할 위치에 있다면 볼은 잘 순환된다. 상대가 강하게 눌렀을 때 볼을 얼마나 잘 뿌리느냐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수행을 잘해줬고 재밌는 축구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지난 5일 FC서울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경기 시작 1분 만에 득점을 터트렸다. 이날 문선민이 경기 시작 20초 만에 득점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 감독대행은 “처음에 준비한 부분이 있었고 세트피스도 준비했다. 전반에 강하게 상대를 누르면서 부담을 주고자 했다”며 “초반에 골을 넣을 생각을 했다. 킥오프할 때 준비한 게 있었다. 처음에는 잘 안 됐지만, 재차 문선민이 침투하면서 골이 잘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백승호도 이날 평소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경기를 풀어갔다. 김 감독대행은 “백승호는 공격적으로 볼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선수다. 선수에게 특별한 이야기는 따로 안 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공격, 미들, 수비 밸런스가 잘 맞았다”고 전했다.
김 감독대행이 팀을 맡은 뒤에는 1승 1무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전북이다.
김 감독대행은 좋은 경기력에 대해 “각 위치마다 선수들이 뭘 해야 하는지 인지시켰다. 선수들의 집중도도 상당히 높았다. 걱정은 사실 안 했다. 선수들을 믿었고 수행을 잘해줬다. 즐기라고 했다. 전반전 끝나고 즐기고 골 더 넣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전북은 오는 14일 인천 원정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중위권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김 감독 대행은 “인천전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인천) 경기를 보고 어떻게 대응할지 봐야할 것 같다”라면서 “오늘 승리를 김상식 감독님께 바치고 싶다”면서 “나는 감독 경험이 있다. 코치이자 선배의 자격으로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상황마다 설명해 주면 눈빛이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