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설화로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김기현 대표에게 에둘러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대표가 요청한 ‘한 달 자숙’을 일종의 징계로 생각했는데, 또 다른 징계가 내려졌다는 숨겨진 ‘뒷얘기’를 공개하면서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가 20년 동안 당에 있으면서 이런 식으로 징계한 자체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징계는 범죄에 연루가 된 상황 또는 특별한 경우에 내린다”며 “제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정치적인 발언을 두고(징계를 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김 최고위원은 김기현 대표가 자신에게 한 달 동안 자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 4월4일일 것이다. 김 대표가 나에게 ‘한 달간 좀 자숙하고 조용히 있어달라’고 했다”며 “‘나머지는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일종의 징계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말 이해할 수 없고 나를 악마화하는 황당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당 대표와의 약속 때문에 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4월 최고위원회 회의에 불참하고, 광주와 제주를 찾아 사죄행보를 한 것 역시 김 대표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그런데 징계를 해버렸다”라며 거듭 서운함을 내비쳤다.

‘징계가 과하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김 최고위원은 “과하고 안 과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도부의 한 축인 사람을 징계해 버린 것”이라며 “일종의 순망치한(脣亡齒寒) 현상이 벌어진 것 아닌가라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고 했다. 순망치한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의미한다.

이어 “징계받은 데 대해서 아쉬움은 있지만 이의제기하거나 잘못됐다고 떠들 마음은 없다”면서도 “지금 상황이 지도부 전체의 지도력 문제로 끌고 가는 상황이 되지 않는가”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