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부용대에 70년 만에 와봅니다”
최근 경북 안동시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에서 관광거점사업의 일환으로 선유줄불놀이가 선보여지자 35도가 넘어서는 불볕더위에도 수천 명이 운집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9일 토요일 저녁 하회마을 만송정과 부용대 일대에서 열린 선유줄불놀이에는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6·25 사변 이후 처음 하회마을을 찾았다는 조봉성(82, 영주시 풍기읍) 씨는 부용대를 바라보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빌려주는 차를 타고 하회마을에 수학여행을 와 친구들과 다리를 걷고 강을 건너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며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다”고 소회했다.
해가 저물고 밤 8시가 되자 부용대와 만송정을 가로질러 줄불이 타올라 불꽃을 뿜어냈다. 70여m 높이의 부용대에서는 예천군을 비롯한 경북지역의 빠른 수해복구와 실종자 발견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낙화도 불꽃 잔상을 남기며 떨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관광객들은 연신 탄성을 터트렸다.
이날 선유줄불놀이에는 하회마을보존회 집계 7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 하회마을 하천 모래사장과 마을길을 가득 채웠다.
마을 입구와 마을 안 등에 마련된 주차장 1600여 면이 가득 들어차는가 하면 아예 주차를 하지 못해 돌아가는 관광객도 다수 있었다. 안동의 대표 관광지로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산과 행사 규모가 다소 축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10여 회에 이르던 선유줄불놀이는 올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유한철 하회마을보존회 사무국장은 “날씨가 덥거나 추운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과 특정 행사가 있는 날이면 많은 관광객이 마을을 찾고 있다”며 “관광객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