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불거진 박스오피스 조작 논란과 관련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운영하는 영화진흥위원회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18일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박기용 영진위원장을 만나 박스오피스 집계기준 보완책을 주문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개사와 쇼박스 등 24개 배급사 관계자 총 69명을 업무방해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5년 3개월 동안 영화 323편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올리기 위해 특정 상영 회차가 전석 매진된 것처럼 꾸며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267만명에 달하는 발권 정보를 허위로 입력했다.
문체부는 과열 경쟁을 막고 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영진위를 중심으로 한 자정 노력과 매출액 중심의 박스오피스 집계 개선안을 제시했다. 관객 수 중심인 현행 박스오피스 체제가 앞서 발생한 관객 수 조작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봐서다.
현재 국내 영화시장은 흥행 척도를 관객 수로 삼고 있다. 손익분기점 역시 매출이 아닌 관객 수로 판가름한다. 반면 미국 등 해외에서는 매출액 중심으로 영화 흥행 여부를 판단한다. 미국 영화 사이트 IMDb가 운영하는 박스오피스 모조 역시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아 자료를 제공한다. 국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역시 매출액, 매출액점유율, 전일 대비 매출액 증감폭, 누적매출액과 관객 수, 관객 수 증감치, 누적 관객 수와 스크린 수, 상영 횟수 등을 함께 제공하지만 관례적으로 관객 수를 기준점으로 내세워왔다.
문체부는 이외에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전산망에 자료를 고의 누락·조작해 전송했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상이 상영관에 그친다면, 앞으로는 영화배급업자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