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그룹, 부동산 익스포저 10조원…“카뱅 통해 리스크 방어 가능”

한투그룹, 부동산 익스포저 10조원…“카뱅 통해 리스크 방어 가능”

기사승인 2023-09-26 10:04:32
한국투자증권

국내 신용평가사에서 한국투자금융그룹(이하 한투그룹)에서 부동산금융 위험 노출액에 따라 주요 계열사의 재무 건전성 저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해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한투그룹의 주요 계열사 합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기준 9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과 대출 잔액을 비롯해 캐피탈이 가진 부동산 PF, 부동산담보, 중도금 대출 잔액,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및 부동산담보 대출 잔액을 합산한 수치다. 

한신평은 “자료 수집의 한계로 인해 실질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관련 리스크가 확대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보인다. 한투그룹의 캐피털과 저축은행의 경우 사업성이 낮은 브릿지론 중심으로 본PF 전환이 어려워졌다. 

이에 기한이익상실(EOD) 발생과 저조한 부동산PF 사업장 증가로 건전성 지표는 빠르게 저하됐다. 또한 증권도 브릿지론 등 사업초기 단계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이 높아 향후 부동산경기에 따라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내재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국내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회복 기조를 보일 때까지 주요 계열사의 건전성 지표는 일정 수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토지감정가와 경매시 낙찰가액, 기초자산의 사업성 등 종합적인 회수가능성을 감안해 충당금 적립부담이 다소 지속될 수 있다”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부실화될 경우 실제 회수액과 회수시기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손실 인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 공실률 상승 등으로 단기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익스포저의 경우 중·후순위 포지션 중심으로 일부 손실 인식 가능성이 내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에도 한투금융이 다각화된 수익원을 통해 실적 방어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투금융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9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환경은 양호하나 계절적 영향으로 판관비 상승이 예상된다”며 “금리 상승에 따라 운용손익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고, 국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은 지난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업금융(IB) 수익과 연결자회사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 연구원은 “3분기 부동산PF 유동화잔액은 전분기 대비 9.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보증수수료 하락이 예상되지만, 전통IB 실적이 개선되어 보증수수료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27%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IBK투자증권 측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로부터 발생하는 지분법이익은 연간 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우 연구원은 “이는 부동산 관련 리스크 방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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