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관련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구속 소식에 따른 카카오 주가 하락세로 투자자 탄식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결국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매각으로 차익 실현 후 회사를 떠나면서 발생한 카카오 주주들의 원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47분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 하락한 4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주 내내 내림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 시점 주가는 52주 최저점에 도달했다. 장 마감까지 낙폭이 커질 경우 최저점은 갱신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하락세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구속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투자총괄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이후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은 이들에 대한 기각 사유로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적 계획적으로 방어권 행사 범위 넘어 증거 인멸할 우려나 도주 우려 있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경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 경영진 소식에 따른 주주들의 탄식은 이전부터 계속됐다. 앞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한 후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카카오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남궁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 급여 2억5000만원, 스톡옵션 행사이익 94억3200만원 등 총 96억83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물론 스톡옵션 행사는 개인의 자유다. 다만 주주들이 원성이 높아진 이유는 남궁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재직하면서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던 지난해 2월 “연봉과 인센티브 일체를 보류하며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최저임금만 받도록 하겠다”며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주가 회복세가 요원한 상태에서 떠나게 되면서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받아들였던 주주들과 약속은 어긋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