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일, 올해 3월부터 약 8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신종 마약 크라톰과 향정신성의약품인 필로폰‧야바를 상습 투약한 이들을 광주와 전주, 나주, 함평, 평택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내국인 2명도 검거해 1명을 구속했다.
관광비자로 입국한 이들은 귀국하지 않고 전남 진도지역 전복양식장 등에서 일을 하면서 태국의 부모와 지인 등에게 연락, 각성과 진통효과가 높은 그라톰 잎을 국제택배를 이용해 국내로 들여왔다.
특히 건조 상태의 크라톰 잎을 각종 태국산 향신료와 함께 들여오는 수법으로 세관 적발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올 2월경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처 불상의 신종 마약을 길거리 및 공원에서 공공연하게 투약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본격화하자 진도를 떠나 전국 각지로 흩어져 수사가 장기화 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크라톰은 필로폰 등과는 달리, 소변을 통한 간이시약검사를 할 수 있는 키트가 개발되지 않은데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점을 이용해 검거된 이후에도 ‘마약이 아닌 음료수’라며 범행을 부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검거 과정에서 말린 크라톰 잎 약 1㎏, 크라톰을 달인 액체 약 8L를 압수했다. 성인남성 기준 2000여 명이 투약 할 수 있는 양이다. 또 100회 가량 투약이 가능한 필로폰 2.34g도 압수했다.
한편 각성 효과 및 진통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크라톰’은 동남아 열대 우림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태국에서는 2022년경 합법화 됐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해 매매 및 투약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마약류 유통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야바’ 구입이 어려워지자 비교적 값이 싸고 구입이 쉬운 크라톰이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태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크라톰이 태국에서는 합법화된 마약으로 현지 식당 등에서 마시는 음료로 제공될 수도 있다”며 “모르고 마셨어도 국내에서는 불법인 만큼 처벌받게 된다”면서 동남아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