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신약 출시 지연, 리베이트로 인한 과징금 철퇴까지. 잇따른 악재로 시름하던 비보존제약이 부진했던 사업을 접고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등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보존제약은 지난 3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오피란제린’에 대한 품목허가 사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오피란제린은 2008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비마약성 진통제다.
수술 후 통증 등에 사용되는 진통제 치료제 시장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오피오이드 계열은 중독과 과다 투여로 인한 사망 등 문제가 제기돼왔다. 하지만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오피란제린은 비마약성 진통제로 중독성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 업계에서 오피란제린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임상 결과도 긍정적이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3월6일 공시를 통해 “오피란제린 주사제 임상 3상 결과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이나 약물 투여를 중단시킨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오피란제린 주사제 수술 후 통증에 대한 진통 효능과 함께 오피오이드 소모량을 줄이는 효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오피란제린의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 지표 유의성을 확보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신속심사를 신청했다가 자진 철회했다”며 “현재 품목허가에 대한 사전 검토 단계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 3상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8월28일 리베이트 제공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으며 실추된 기업 이미지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은 2016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서울에 있는 병·의원에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영업사원을 통해 금전을 지급했다. 해당 기간에 병·의원이 얻은 관련 매출액은 약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공정위는 추정했다.
비보존제약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준법 경영을 강화하겠단 목표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리베이트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시정 명령을 받은 것은 예전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당시 발생했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2020년 9월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비보존제약은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과 공정거래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동안 부진했던 화장품과 광치료 사업, 헬스케어 사업 등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인 제약 사업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사업 구조 개편 효과로 앞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비보존제약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흑자를 남겼다.
한편 비보존제약은 지난 10일 주식병합을 완료하고 주식 거래를 재개했다. 주식병합이 완료되면서 발행주식 총수는 2억4105만8577주에서 4821만1715주로 줄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