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운임 인상 필요성에 대해 철도노조는 SRT와 KTX가 통합 운영될 경우 철도요금 인상 없이도 원할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에스알은 건전한 재무구조만으로도 운임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 한문희 사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열차 운행 등에 쓰이는 전기요금이 연간 4000억원이 좀 안 되었지만 올해는 6000억원으로 오를 전망”이라며 “인건비나 수선유지비도 상승했다”며 철도운임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 사장은 그러면서도 “내년쯤 되면 KTX 수익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를 내는 등 상황이 나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철도운임 인상이 촌각을 다투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올해 물가 인상률 등을 언급하며 당분간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철도 운임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SRT와 KTX가 통합 운영되면 코레일이 철도운임을 인상하지 않아도 여유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12년간 (KTX) 요금을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철도가 적자라고 지적하며 구조조정 등 적자 요인을 내부로 돌리려는 시도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오히려 KTX와 SRT를 통합하면 요금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분리 운영에 따른 중복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며 “고속철도를 통합하면 외부 (요금 인상 등)요인 없이 자체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회사에)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어 “철도공사의 적자나 부채 문제 등은 구조적인 문제”라며 “정부의 정책과 절차에 따라 분리한 것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는 지난 9월 4년만에 파업에 돌입하며 수서행 KTX 투입, 공공철도 확대를 요구했다. 당시 노조는 “국토부가 10년 동안 ‘철도쪼개기’라는 경쟁체제를 고집하며, 시민 불편만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수서행 KTX라는 최적의 대안을 두고도 국토부가 동해ㆍ경전ㆍ전라선 등 3개 노선에 SRT만 무리하게 투입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에스알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에스알 관계자는 “(코레일과 별개로) SR이라는 이름을 달고 새로 생긴 회사”라며 “(SRT와 KTX가)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금 인상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관계자는 “전력요금 상승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체적으로 재무 구조를 건전하게 해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KTX가 요금을 인상한다고 해도)당분간 요금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품질이나 가격 경쟁 등으로 코레일과 철도경쟁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구조상 열차 내부에 콘센트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코레일이 SRT에 콘센트 좌석이 들어오자 KTX에도 콘센트 좌석을 도입했다”며 “이 외에도 승무원 호출이나 고객의 소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드는 등 서비스 품질 차원에서 KTX와 차별화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