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리고(TrollyGo)가 B2B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철광과 니켈 등 원자재를 클릭 몇 번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STX가 22일 발표한 세계 최초 원자재 B2B 디지털 플랫폼 트롤리고(TrollyGo)를 통해서다. STX는 최근 트롤리고 운영을 위한 사업목적 변경 안건을 의결하고 정관 사업목적에 ‘인터넷 등 전자상거래’를 추가했다.
STX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홍라정 대표는 22일 열린 트롤리고 론칭 행사에서 “코로나19를 겪은 이후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을 적극 활용하는 등 변화를 보였다”며 “그러나 원자재 업계는 디지털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특성상 아이템별 거래 구조가 다르고 복잡해 대면 거래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만들어져도 대부분 단일 상품을 판매하거나, 거래가 이루어진다기보다는 홍보에 그치는 정도의 성과를 보였다.
홍 대표는 “STX는 2018년부터 디지털 플랫폼 계획을 세워 오늘 런칭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STX는 이미 오랜 시간 글로벌 원자재 마켓에서 신뢰도 및 인지도가 확보된 상태였고, 오프라인 거래의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원자재 산업의 디지털 가속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로 트롤리고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했다.
플랫폼 기획 시도 자체가 최초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홍 대표는 트롤리고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붙이는 이유로 차별성을 꼽았다. 포스코 등 여러 기업들이 만든 플랫폼은 단일 제품만을 다루거나 판매 혹은 구매만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트롤리고는 전 제품을 아우르는 것은 물론 구매, 판매가 모두 가능하단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지금까지의 B2C, B2B 플랫폼들은 팔거나 사거나 한쪽이 분리된 형태”라며 “기업은 트롤리고에서 맞춤형 원자재를 구매하고 이 원자재로 만든 제품들을 최종 판매할 수도 있기에 지금 진출한 기업들의 플랫폼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밝혔다.
행사에 자리한 김성민 STX DS 팀 과장은 트롤리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직접 구매 시연에 나섰다. STX의 슬로건 ‘Make it easy’처럼, 트롤리고는 이용하기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졌다. 화면을 복잡하지 않게 구성했고, 구매 가격을 공시할 수 없는 제품의 경우에는 채팅 창을 통해 소비자가 바로 문의할 수 있도록 했다.
트롤리고에 입점하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철강 제품, 금속제품, 석유 가스, 화학제품, 건설자재, 석탄 등 에너지 자재까지 다양하다.
향후 경쟁사 대응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경쟁사가 트롤리고와 비슷한 플랫폼을 런칭했을 때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 홍 대표는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원자재 거래를 디지털화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기존에도 있었기 때문에, 트롤리고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어 유사한 플랫폼이 당연히 생길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오히려 트롤리고를 통해 유사한 업체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며 “오프라인으로 거래하며 에이전시에 부당하게 돈을 지불해야 했던 회사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온라인 거래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없애고 투명한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