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들은 지방 청년들에 비해 내 집 마련을 위해 한도까지 대출받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내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서울 청년은 7.1%에 불과했다.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은 쿠키뉴스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지방 거주 청년들보다 영끌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서울 청년 48.4%는 “영끌을 해서 빨리 집을 구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전‧세종‧충청(73.3%), 부산‧울산‧경남(71.7%), 인천‧경기(71.5%) 등 지방 청년들은 영끌에 대해 부정적인 답이 많았다.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에 대한 생각도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본인 소득을 몇 년간 저축 시 원하는 지역에 집을 살 수 있냐’는 질문에 서울 청년 29.9%는 ‘20~30년’을 꼽았다. 10년 이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서울 청년은 단 7.1%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42.7%), 대전‧세종‧충청(27.3%), 대구‧경북(26.2%) 청년들은 내 집 마련까지 10~20년 소요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강원‧제주 청년 29.5%는 10년 이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서울 청년들은 지방 청년들에 비해 임대 아파트에 대한 입장도 긍정적이었다. ‘임대로 살 수 있다면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질문에 서울 청년 14.7%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는 부산‧울산‧경남(5.4%), 대전‧세종‧충청(6.7%), 광주‧전라(7.3%) 등 지방 청년들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청년들…이직할 때 중요한 건 ‘보수’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청년 중 절반에 가까운 48.3%가 스스로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 수도권 청년 비율이 지방 청년들보다 높았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황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인천‧경기(50.1%), 서울(51%) 청년은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강원‧제주(63.7%), 부산‧울산‧경남(56.1%), 대구‧경북(56.3%)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안정됐다’라고 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청년들이 느끼는 경제적 불안은 이직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였다. 직장을 옮길 때 중요한 요소로 ‘더 나은 보수’(31.6%)를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더 나은 근무환경’(30.1%), ‘업무의 적성 부함 여부’(10.3%), ‘더 나은 안정성’(9.4%) 등으로 이어졌다.
인천‧경기(35.8%)과 서울(35.6%)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더 이직할 때 ‘더 나은 보수’를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광주‧전라(38.4%), 대구‧경북(37.2%), 대전‧세종충청(35.3%), 강원‧제주(32.2%) 청년들은 ‘더 나은 근무환경’을 1순위로 꼽았다. ‘더 나은 보수’를 택한 지방 청년들은 대구‧경북 19.6%, 광주‧전라 25.7%, 강원‧제주 28.4%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무선 RDD 문자 발송을 통한 모바일 조사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표본추출은 문자 발송 RDD 표본 프레임에서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지난해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사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