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닛케이 지수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관련 레버리지 펀드 투자의 수익률도 치솟았다.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학개미’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노동조합 춘계 임금 투쟁 결과에 따라 향후 증시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18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3만5477.75에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는 올해 들어서 6.57% 급등했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3만6000선을 돌파하면서 거품 경제 시점인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은 이달 12일 기준 6조3200억달러를 넘겨 지난 2020년 7월 이후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6조2700억달러)를 제치고 아시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는 연초부터 52주 신고가를 작성 중이다”며 “노토반도 지진을 계기로 상반기 BOJ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사라졌고, 최초 금리 인상 시점이 9월로 지연되면서 올해 엔화는 다른 통화들보다도 더 약세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개편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가 일본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단 평가다. NISA는 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올해 1월부터 연간 투자 상한액이 인상되고, 비과세 기간도 무기한으로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일본 증시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개인 매수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는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서(NISA) 제도 도입의 영향”이라며 “예금에 편중된 일본 개인들의 자산이 향후 주식으로 옮겨올 것이란 머니 무브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증시의 활황에 국내 투자자들의 유입과 순매수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액은 6억3278만달러(8320억원)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과 중국 주식은 각각 28억2626만달러(3조7170억원), 5803만달러(764억원) 순매도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더 박차를 가하는 상태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약 2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일본 주식은 5618만달러(739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지난 한 달 동안 순매수한 628만달러(83억원) 대비 794.58%나 증가했다.
일본 주가 지수가 상승하면서 레버리지 ETF 상품 수익률로 늘고 있다. 일본 TOPIX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ETF는 최근 1개월 동안 16.14% 급등해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ACE 일본닛케이25(H)도 9.1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엔·원 환율이 여전히 100엔당 900원대 초반으로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무르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따른 역대급 엔저 사용법으로 엔선물 ETF도 제시한다.
KB증권은 지난해부터 올해 1월초까지 닛케이225 지수에 대한 엔·원환율 결정계수를 0.70으로 분석했다. 이는 엔·원환율(독립변수)과 닛케이225 지수(종속변수)간의 회귀분석을 이용한 결과다. KB증권의 시나리오별 엔·환율 예상치를 살펴보면, BOJ가 일반적인 수준으로 긴축할 경우 945원, 더욱 강한 긴축 시 974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중순 춘투(일본 노동조합 춘계 임금 투쟁) 집계 결과를 보고 투자하는 것을 기본 방향성으로 제시하고, 엔선물 ETF는 4.4~7.6%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며 “3월 중순 경 기본급 인상 폭이 3% 이상일 경우, BOJ의 통화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BOJ의 긴축 정도가 시장 예상 수준이라면 4.4%, 컨센서스보다 강하다면 7.6%의 수익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증시의 과도한 상승세를 점치기보다 하락을 유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올해 기본급 3% 이상, 총 급여 5% 이상의 인상률을 목표로 제시했다”며 “춘투 1차 집계 이후 4월 금정위부터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경후 엔화 강세 현상 발생으로 일본 주식시장은 약세로 연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