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해당 법안은 국회에서 재표결 절차를 밟게 됐다.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재표결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앞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넘어온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도입 법안)도 맞물려 있어 재표결 시점을 둔 여야의 줄다리기가 더욱 팽팽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기준 국민의힘 의석은 113석으로, 이중 100명 이상만 반대표를 던지면 재표결 법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법안은 최종 폐기된다.
다만 4·10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말까지 공천을 위한 경선을 마칠 계획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이 이슈를 총선 전까지 끌고 가는 게 유리하다. 가장 가까운 본회의는 1월 임시국회 회기 중인 다음 달 1일에 잡혀 있다. 그다음 본회의는 2월 국회 마지막 날인 다음 달 29일로 예정됐다.
여야는 윤 대통령의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렇게 무리한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해 이를 총선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재난의 정쟁화를 멈추고, 국민 모두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여야 협상안을 만드는데 나서달라”고 야당에 촉구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위임한 (거부권 행사)권한을 아내의 범죄 의혹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킨 것으로 부족해 사회적 참사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민의를 거부하는 수단으로 삼다니 참 지독하다”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