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에 따라 높은 자사주 비중을 가진 지주회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사주 취득과 보유, 처분 등 전 과정에 대한 공시 의무 강화로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기업 주주가치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해 오는 2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 및 운용한다고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하고,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이다. 또한 기업 가치 개선 우수기업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의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자사주 제도개선 방안이 발표됐는데, 자사주 보유사유, 자사주 추가매입 계획, 자사주 소각 및 매각계획 등을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자사주를 처분할 경우에는 처분목적, 처분상대방 선정사유, 일반주주 권익영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 등을 공시의무화할 전망”이라며 “관련 정책이 실시될 경우 기업은 자사주 장기보유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처분 절차가 까다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보유 자사주 소각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국내 상장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2.7%로 분석했다. 반면 지주회사(리츠 및 금융지주를 제외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두산,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비율은 8.2%로 집계됐다.
최 연구원은 “자사주 관련 제도 개선으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의 자사주 소각 검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보유 자사주 비율이 높은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 연구원은 “이는 전통적인 저 PBR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근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속도에 대한 부담감은 있으나, 저평가 해소 방향에 있어서는 편안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