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휴면 주식계좌 활성화를 위한 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투자 경험이 있는 휴면 고객을 활성화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휴면고객을 깨우기 위해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할인 혜택을제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가 상승 랠리를 나타내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고객들을 겨냥한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82%(40.83p) 오른 4995.06에 장을 마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휴면고객 대상으로 미국주식 수수료혜택을 실시하고 있다. 직전 6개월간(2023년 8월1일~2024년 1월31일) 삼성증권에서 해외주식 거래가 없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비대면으로 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도 가능하다.
또한 삼성증권에서 미국 시장의 일반 주식을 비롯해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을 매매하면 평생 0.03%의 매매수수료를 적용받는다. 아울러 첫 3개월 동안 온라인 매매수수료 무료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매도 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수료 0.0008%는 별도로 발생한다.
하이투자증권도 오는 4월16일까지 휴면고객과 비대면 스마트지점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 계좌개설 및 주식거래 이벤트를 내놨다.
해당 고객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iM하이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 2개월간 수수료 완전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수수료 혜택 기간이 종료되면 연말까지 0.05%의 우대 수수료를 적용한다. 더불어 환전 수수료 90% 우대와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 서비스 무료의 혜택도 준다.
키움증권의 경우 오는 3월까지 휴면 고객 대상으로 국내선물옵션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난해 6월4일 이전에 선물옵션 계좌를 개설한 고객 중 6개월간 선물옵션 거래가 없어야 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벤트에 참여하면 유관기관 수수료만 내게 돼 코스피200선물 기준 약 90%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자사 휴면고객이 다시 주식거래를 시작하면 3년간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참여 고객은 유관기관 제비용(국내주식 0.0036396%, ETF·ETN·ELW 0.0042087%)만 부담하면 된다.
고객을 위해 신용대출 금리 할인을 내건 증권사도 등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29일까지 자사 휴면고객 대상으로 ‘신용대출 금리할인’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이벤트 기간 내 신용 또는 대출 약정을 체결한 날부터 90일간 연 4.8% 금리를 적용한다. 신용융자와 담보대출(국내외주식·채권·펀드)이 적용 대상 상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발표와 같은 자본시장에 친화적인 정책이 등장하면서 리테일 부문에 힘을 주는 추세”라며 “휴면고객은 투자 경험이 없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을 통해 리테일 경쟁력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