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로 미국 인디애나주를 택했다. 미국에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반도체 업계 중 SK하이닉스가 최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퍼듀대학교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총 5조2000억원이 투자된다.
SK하이닉스는 3일(현지시간) 퍼듀대학교에서 인디애나주와 퍼듀대학교,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투자 협약식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 미 상원의원(인디애나), 아라티 프라바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아룬 벤카타라만 미국 상무부 차관보, 데이비드 로젠버그 인디애나 주 상무장관, 멍 치앙 퍼듀대 총장, 미치 대니얼스 퍼듀 연구재단 이사장, 에린 이스터 웨스트라피엣 시장 등 미국 측 인사와 한국 정부에서 조현동 주미 한국 대사, 김정한 주시카고 총영사가 참석했다. SK그룹에서는 유정준 미주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최우진 SK하이닉스 부사장(P&T 담당) 등이 참석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디애나에 건설하는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AI 시대가 개막되며 HBM 등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미국에 대한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 최적의 부지를 물색해왔다. 인디애나주와 함께 애리조나주도 후보군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다양한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인디애나주를 최종 투자지로 선정했다. 주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물론,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도 풍부하다. 반도체 등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디애나주에서는 SK하이닉스의 부지 선정 결정에 대해 열렬한 환영을 보냈다. 홀콤 주지사는 “인디애나주는 미래 경제의 원동력이 될 혁신적인 제품을 창출하는 글로벌 선두주자”라며 “SK하이닉스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장기적으로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를 비롯한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영 상원의원은 “SK하이닉스는 곧 미국에서 유명 기업이 될 것”이라며 “미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인디애나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SK하이닉스가 우리의 첨단기술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곽 CEO도 “반도체 업계 최초로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시설을 미국에 건설하게 돼 기쁘다. 이번 투자를 통해 당사는 갈수록 고도화되는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 맞춤형(Customized) 메모리 제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주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퍼듀 연구재단, 지역 비영리단체 및 자선단체의 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부지를 선정을 완료함에 따라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생산 보조금도 추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2년 반도체지원법을 제정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 지원금 등 5년간 총 527억달러(70조5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