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의대생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온라인에서 피해자와 함께 신상이 퍼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에 대한 신상 털기 등 2차 가해를 중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대 남성 최모(25)씨는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출신으로 서울 소재 의과대학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며 신상이 퍼졌다. 또, 최씨가 과거 SNS에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과 찍은 사진을 올려 피해자의 신상도 함께 알려졌다.
신영숙 여성가족부차관은 성명을 통해 2차 가해 중지를 호소했다. 신 차관은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피해자의 신상과 사진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한 호기심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으니 고인에 대한 명예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신상 털기 등 2차 가해를 중지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교제 폭력, 스토킹 등 다양한 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을 확대해 왔다”며 그럼에도 이번 사건뿐 아니라 최근 교제 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여가부는 법무부, 경찰청 등 관련 부처,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가 참여하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제2전문위원회(가정폭력·스토킹·교제폭력 분야)를 조속히 개최할 것”이라며 “여러 의견을 듣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씨는 범행 후 옷을 갈아입는 등 미리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의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해 오는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10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최씨를 면담한 뒤 진술 분석을 거쳐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