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농사짓기 좋은 화천군, '소멸위기' 농촌 살리기 해법은?①

어르신 농사짓기 좋은 화천군, '소멸위기' 농촌 살리기 해법은?①

기사승인 2024-05-27 16:02:38
쿠키뉴스 DB(지난해 봄, 화천군 하남면 논미리 고령 농업인의 농지에서 모이앙 대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농촌소멸 대응이 국가적 아젠다로 부각된 가운데 접경지역 한 지자체의 농촌 살리기 정책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2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처음으로 50%을 넘어선 강원 화천군의 농촌을 살릴 다양한 정책이 큰 호응을 얻으며 ‘어르신 농사짓기 좋은 지자체’로 부각되고 있다.

화천군 위기에 처한 농촌을 살릴 다양한 정책이 농업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쿠키뉴스는 화천군의 농업정책 사업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영농철 농기계 임대사업 기반 구축

화천군이 농기계 임대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으로, 올해 도입 19년째를 맞고 있다.

군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모두 8곳의 임대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84종 879대의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농업인들은 사업소를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간편한 절차로 필요한 농기계를 빌릴 수 있다.

농기계 임대 사업은 실제 농업인들의 경영부담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2976개 농가에서 누적 3625대의 농기계를 빌려 농사를 지었다.

올해 연말까지 농기계 임대료 절반을 감면해 농자재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업인들이 부담 없이 영농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농업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필요한 농기계 기종과 규모, 운영 상 요청사항 등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농촌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취약농을 위해 농기계 임대와 영농 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취약 농업인 영농대행 서비스

화천군은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65세 이상 고령자,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 주민,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 취약 농업인들의 봄철 영농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업비용은 모이앙 1㎡ 당 30원으로, 1평(3.3㎡)에 1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통상적 영농 대행 작업비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작업량은 1농가 당 최대 1㏊이지만, 기준면적 이상일 경우 영농 여건에 따라 추후 일정 조율을 통해 추가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군은 봄철 뿐 아니라, 추수철에도 취약 농업인들의 가을걷이 대행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 4월부터 5월까지 450여 농가에 트랙터와 이앙기 등의 장비는 물론 전문 인력까지 투입했다.

◇농업기계화 추진…농업경쟁력 강화

화천군은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기계화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올해 6억300만원을 투입해 고령 농업인 농작업비 지원 등 9개 분야의 보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먼저 농업기계화를 위해 소형특수농기계 면허 취득과 농기계순회기술교육, 농기계구입비, 농기계종합보험 가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현대화 지원, 특수작물 재배농가 지원, 소득유망 작목육성, 사과 명품과원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친환경 인증농산물 포장재 및 상품화, 산지유통저장시설 및 건조기 지원, 직거래 택배비 지원, 산지유통시설 및 물류장비 확충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 공공형 계절 근로자 공급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업인들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 판'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화천군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에 외국인 공공형 계절 근로자를 공급하고 있다.

2017년 첫 도입된 화천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는 2022년 176명, 2023년 257명에서 올해 결혼이민여성 친척들과 캄보디아 공공형 계절 근로자들을 포함해 모두 400여 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군은 공공형 계절 근로자들의 체류 기간에 숙소를 제공하고, 화천농협은 전담 직원과 통역 요원을 배치해 캄보디아 근로자들의 관리와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는 안정적 근로 조건과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 보장 등으로 근로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계절 근로자 대다수는 농업 숙련도가 높아 농가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취약농 못자리 육묘은행 '퀵서비스' 대행

화천군이 봄 영농철 65세 이상 고령농가 등 취약농들에게 못자리 육묘은행 '퀵서비스' 대행하고 있어 영농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군은 지난 2010년부터 화천읍, 하남면, 상서면 3곳의 육묘장을 통해 취약농에게 적기에 ‘퀵서비스’ 방식으로 육묘를 배달해 주고 있다.

올해는 2억7700만원을 투입해 만 65세 고령농가 부년농, 장애농, 다문화 부녀농을 대상으로 벼못자리 6만1640 상자를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벼못자리육묘를 사전주문 및 생산, 농가가 원하는 논두렁까지 묘판을 배달하는 퀵서비스 대행사업으로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도작 농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이 위협받고 있다"며 "농촌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농기계 임대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농림사업 보조비율 현실화, 유통망 다변화에 나서 어르신들이 농사짓기 좋은 화천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화천=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
한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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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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