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1구역 공사 재개를 앞두고 입주권 매물 취소가 늘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더 오를 것 같단 기대감에 조합원들이 입주권 매매 시기를 미루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공사가 중단된 대조1구역이 공사 재개 움직임을 보이며 현장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올라오고 있다.
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은 오는 11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조합 임원을 선임한다. 다음 달인 12일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대조1구역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 2022년 10월 착공했으나 1년 3개월 만에 공사가 중단됐다. 조합장 직무에 관한 잦은 분쟁과 조합집행부 공백, 미수공사비 1800억원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공사 이후 공사비를 한 푼도 못 받았다.
대조1구역은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를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25층, 28개동 245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서울 강북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개발 사업이다. 사업장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대조 재개발 물건 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거는 등 매물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입주권 매매 물량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인근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2주 전부터 매물이 나오고 있었는데 최근 다시 매물 취소가 늘고 있다”라며 “공사 재개 후 집값 상승이 기대돼 조합원들이 프리미엄(웃돈)을 더 올려서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도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대조1구역의 프리미엄은 59㎡(전용면적) 기준 3억2000~3억5000만을 형성 중이다. 74㎡의 경우 프리미엄 4억, 85㎡는 4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공인중개사 A씨는 “프리미엄 가격이 낮은 매물은 바로바로 계약되고 있다”라며 “30일에도 59㎡ 프리미엄 3억2000만원은 바로 계약됐다”라고 설명했다. 입주권 매수를 위한 ‘조합원 분양가+프리미엄’ 실거래가를 보면 59㎡ 8억원, 84㎡ 10억원대로 추정된다.
조합과 현대건설은 12일 공사 재개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조1구역 조합 관계자는 “예정대로 11일 임시총회를 준비 중”이라며 “집행부 선임 이후 공사비 등에 대해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공사 현대건설도 조합원 선임 후 바로 공사에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새 조합 집행부가 구성되면 다음 날 재착공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두 차례에 걸쳐 보낸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장 선임 이후 12일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사비를 둔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전 조합장의 직무 정지 사태는 공사비를 두고 조합 내 갈등이 깊어져서 일어났으나 여전히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공사 중단에도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과 잔류 인력 등 고정 지출이 있기 때문이다. 타워크레인의 월 임대료는 대당 3000만원이다.
앞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도 공사가 6개월 중단되며 입주 시기가 2년가량 지연돼 공사비가 1조원 이상 늘어난 바 있다. 대조1구역 역시 조합원 분양가 인상이 예상된다. 인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합장 후보들은 ‘추가 분담금 제로’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공사비 인상 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