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2대 국회 개원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현충원 참배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참배의 의미로 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현충일을 앞두고 별도로 현충원 참배에 나선 것은 보수 정당의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추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자리에 함께했다.
현충탑 앞에서 추 원내대표는 헌화·분향을 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개를 숙여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를 진행했다. 참배를 마친 추 원내대표는 “선열들의 애국헌신을 기억하며 국민공감 민생정당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작성했다.
또 취재진을 만나 “지난달 31일 첫 출발을 했지만 연찬회로 인해 공식적으로 국회에 모여 일하는 시점은 오늘이 됐다”며 “이 시점에 선열들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고 국회 임하는 우리의 각오를 다져야겠다는 취지에서 현충원 참배를 전체 의원들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6일 현충일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이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은 것은 훼손된 보수 정당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전 ‘채상병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반대표를 던진 것이 보수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지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충원 참배’ 의미를 묻자 최근 계속되는 국방 현안과 보수 가치 회복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채상병 특검법 문제와 훈련병 순직 문제 등 보수 정당이 신경 써야 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마지막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한 후 보수 가치문제로 비판받았고,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오물 풍선 등 국방 이슈도 계속되고 있다. 보수 정당은 북한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22대 국회에서 국방·북한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정치 전문가들의 해석도 비슷했다. 현충원은 보수의 가치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현충일 행사를 며칠 앞둔 가운데 굳이 방문한 것은 보수 가치를 회복시키겠다는 예고를 했다는 주장이다. 또 22대 국회 여소야대 상황에 단일대오와 심기일전을 위한 단합의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국민의힘이 보수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채상병 특검법’ 반대 때문에 보수의 가치를 지적받는 상황이 됐다”며 “보수 정당으로서 호국영령과 국군장병에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충원은 보수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당내 단일대오의 의미도 담고 있다”며 “22대 국회의원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여소야대 국면을 잘 돌파하기 위한 심기일전의 상징성을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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