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의과대학 설치를 위한 추천 대학 선정 전남도 공모 참여를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국립순천대학교가 인근 경남 남해군을 찾아 순천대 의대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순천과 남해군은 올해 착공하는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2031년 개통되면 양 지역을 오가는 시간이 현재 1시간여에서 10여 분으로 단축, 동일 생활권이 된다.
순천대 이병운 총장과 의과대학설립추진단 박병희 단장은 남해군청을 찾아 장충남 남해군수와 소통의 자리를 갖고, 전남 동부권과 경남 서부권의 의료인프라 개선을 위한 의과대학 설립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박병희 의대설립추진단장은 대학 인접 시‧군의 의료 현황 지표를 기반으로 “전남 동부권과 경남 남서부권의 의료인프라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촘촘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립순천대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설립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및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충남 남해군수는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뚫리면 1시간 거리가 10분으로 단축되면서 남해군도 전남 동부권과 같은 생활권이 된다”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전남 동부권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유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 "의과대학 설립은 의료 혜택뿐만 아니라, 남해남중권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인프라 확충 사업이다”고 덧붙였다.
이병운 총장은 “남해군과의 만남은 글로컬대학30으로 벽 허물기를 시작한 우리 대학이 의료를 매개로 영호남 지역의 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의과대학 설립뿐 아니라 다가올 남해안남중권, 광양만권 광역 생활권 시대를 맞아 산업과 관광 발전을 이끄는 지‧산‧학 협력 거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울어진 운동장’, ‘신뢰를 잃은 행정행위’ 등을 이유로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정부 추천대학 선정 전남도 공모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순천대학교는 지난 2021년 전남도가 실시한 용역 결과를 두고 ‘용역의 핵심인 비용편익분석(B/C)이 다양한 방법의 의도적 왜곡’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은 의대 병원 설립 시 적용해야 하는 합리적 기준(KDI 제시 기준)이 있음에도 검증되지 않은 별도의 방식으로 편익을 계산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서부권에 유리한 지표는 부풀리고, 동부권에 유리한 지표는 축소 내지 무시함으로써 특정 지역에 유리한 결과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계자료의 연도 및 출처, 분석기법을 명시적으로 서술하지 않아 분석의 적절성 검토가 어려웠지만, 확보 가능한 통계자료 부분에 대해 검증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전남도 보고서는 병원 신설 편익이 동부권보다 서부권이 더 큰 것으로 제시했으나, KDI권고안에 따라 재계산 검증한 결과 동부권 신설 편익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전남도 주관 공모 용역 추진의 객관성 확보에 대한 합리적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2021년 용역은 이번 용역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순천대와 순천시는 그동안 전남도가 제안한 목포대학교, 목포시 등이 참여하는 5자회담을 두 차례 모두 거부했다.
지난달 23일 ‘전라남도 국립의대 신설 정부 추천을 위한 용역’ 업체 공모에 들어간 전남도는 순천대의 공모 참여를 계속 설득하겠지만 불참시에도 절차를 진행해 6월까지 용역기관을 선정하고, 10월 말까지 정부에 대학 추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국립의대 설립 방안 논의를 위해 목포대와 순천대에 대학별 소통간담회를 6월 중 개최하자고 지난 10일 제안했다.
대학별 소통간담회는 도지사와 의대설립 주체인 대학의 관계자 등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기 위한 것이다. 간담회 개최 날짜와 장소, 참가자 범위 등은 대학 측에 일임했다.
순천=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