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차지호가 민주당에 온 이유는…“100%올 미래, 준비해야” [22대 쿡회]

미래학자 차지호가 민주당에 온 이유는…“100%올 미래, 준비해야” [22대 쿡회]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정치실패가 곧 사회 문제 키워…정치 바뀌어야 근본 문제 해결”

기사승인 2024-06-21 06:00:17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경기 오산 지역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대한민국 정치를 진단·처방하겠다는 미래학자가 여의도에 나타났다. 22대 총선에서 오산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의사가 된 후 첫 환자가 탈북자와 지진 난민이었다는 그는 이들을 보살피며 단순히 생물학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인도주의 활동과 인권운동을 이끌었고 카이스트에서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위기 문제를 대응하고 연구해왔다. 21세 다른 방식의 정치 시스템을 이끌겠다는 그를 19일 쿠키뉴스는 경기도 오산에서 만났다. 

차 의원은 과거 함께 활동했던 동료인 국경없는의사회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정치 입문 계기를 설명했다. 과거 그의 동료는 ‘우리가 하는 일은 인도주의 활동인데 이는 정치가 실패해 생긴 문제들이다. 이런 것을 일명 ’땜빵‘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차 의원은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놓인 많은 이들은 본인의 잘못 또는 노력하지 않아 자신들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여기고 사는데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잘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도 정치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2030년대부터 다중복합위기, 글로벌위기의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며 “그 위기를 어떻게 잘 대비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도 달라진다. 이런 고민들을 가지고 이번 총선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직업들을 거쳤지만 ‘고통’에 대응하는 것을 연구하고 생각하는 게 천직인 듯하다”며 “일하는 회사, 장소가 바뀔 뿐이지 결국 사람들을 덜 아프게, 덜 고통스럽게, 덜 죽게 만드는 일이 제 일”이라고 했다. 

차 의원은 미래 위기는 모든 세대의 문제이지만 10·20세대에게는 더 절실하고 간절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정치권이 그들의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차 의원은 “미래 위기 문제에 대해선 1020세대들 사이에선 당연한 얘기다. 이 그룹들이 사회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내고 점점 더 사회에서 중앙으로 오게 되면 제가 말하는 미래가 주류 아젠다로 떠오를 것”이라며 “(정치권에) ‘미래’ 세대를 위한 지도부 자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특별히 강조하는 미래 아젠다는 ‘기후변화’ ‘AI기술’ ‘인구구조변화’ 등이다. 그 이유는 “불확실하거나 맞추기 어려운 미래가 아닌 100% 올 미래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반드시 온다. 극단적으로 치명적으로 오게 될지 덜 치명적으로 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구 전체에 변화가 올 것”이라며 “또 AI 등 혁신적인 과학기술들이 만든 변화도 100% 온다. 이건 먼 미래에 일들이 아니고 지금 현안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두인 ‘의대증원’ 문제에 대해선 “미래 정책적으로 봤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실패한 예가 될 것”이라고 현 정부 기조를 비판했다. 의대증원의 효과가 나는 20년 뒤의 한국 보건의료시스템이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 윤석열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이유다.

그는 “의대생들이 늘어나서 생길 효과는 적어도 15년 뒤인데 그땐 단언컨대 AI기반으로 바뀌어져 있을 것”이라며 “AI가 대체하는 게 아닌 결합된 형태일 텐데 그럼 필수의료 방식들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년 뒤의 효과를 말하면서 예측을 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 굉장히 불필요한 소모적인 갈등으로 환자와 의사 모두 죽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산시 지역사무실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경기도 오산 지역 사무실은 여느 사무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기존에 카페로 활용되던 공간을 인수해 틀을 깨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차 의원은 “공간 자체가 문화”라는 철학을 강조했으며, 편안하고 개방된 환경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계획도 전했다. 

그는 “예전 사무실 형태는 이전 정치 세대의 정치문화를 반영하는 것이고 지금 미래세대의 대표성을 가지려고 노력하려면 그런 시민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목소리가 물리적 공간에서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의 ‘여의도 문법’을 깨고 있는 행보가 아니냐는 질의에는 “정치인들이 문법을 깨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먼저 바뀌고 있다”며 “영웅 같은 잘난 정치인이 나와서 바꾸는 게 아니고 시대적 요구가 있고 시대가 먼저 바뀐다. 변화가 먼저 오고 정치인들이 따라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 당원권 강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원들은 지금 디지털로 연결되어 있다. 스스로 여론을 형성하고 그 여론을 직접 정치에 미치게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정치적 의견을 직접적으로 압력을 넣을 수 있는 시스템과 기술이 만들어져있고 그에 맞게 움직이고 있는 데 여기에 반응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차 의원은 오산 지역구에 대해서 “앞으로 10년 간 빠르게 변화할 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학자로서 오산의 위치와 산업 구조를 예측하고 AI 기반의 미래 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오산을 글로벌AI클러스터로 만들고 교육부분에서도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나가겠다. 새로운 정치와 변화에 기대하는 오산 주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의원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경기 오산 지역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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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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