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온건파 후보가 예상외의 선전을 벌이고 있다. ‘하메네이의 제자’로 불리는 강경 보수 후보와 함께 다음 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일한 온건파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후보가 590만표 이상을 얻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경 보수파로 꼽히는 사이드 잘릴리 이란 대통령 후보는 550만표 이상을 얻어 그 뒤를 이었다.
1400만표 이상 집계된 상황이지만 1, 2위 후보 모두 과반을 얻지 못한 상태다. 과반 득표자가 개표 종료 이후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 달 5일 상위 2명의 후보자 간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에는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 중 페제시키안 후보는 유일한 개혁주의 온건파로 꼽힌다. 영국 BBC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전직 심장외과 의사이자 보건부 장관이었던 페제시키안 후보는 여성에게 엄격한 복장 규정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부도덕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히잡법을 존중하지만 여성에 대한 침해적이거나 비인도적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이슬람 복장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구금된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사건을 언급했다.
페제시키안 후보와 결선 투표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잘릴리 후보는 이란의 전 외무차관 출신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충성파’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2013년에도 이란 대선에 출마했으나 3위에 그쳤다. 지난 2021년 대선에서는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중도 사퇴했다.
또 다른 강경 보수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예상과 달리 선전하지 못 했다. 마지막 후보로는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 전 이란 법무장관이 있다.
지난달 19일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함에 따라 이란은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