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행사 기간 동안 세 번이나 왔어요. 내일도 와볼까 생각 중이에요.”
옷이나 가방은 찾아볼 수 없다. 미로를 연상시키는 주황색 구조물 사이 약 1700개의 큐알 코드만 곳곳에 붙어 있다. 방문객들의 휴대폰은 QR코드를 찍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행사장 내에 숨겨진 큐알 코드를 찾으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무신사스토어와 29CM, 솔드아웃 등 온라인 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할인 쿠폰이 증정된다. 현장을 배경으로 옷차림을 찍어서 무신사 스냅 등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쇼핑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1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무신사 팝업 스토어는 무신사 어플리케이션 회원 인증을 통해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 팝업 스토어는 여름 블랙 할인 행사인 ‘무진장’ 여름 블프싯(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함께 진행된다. 무진장이라는 이름엔 무신사가 선보이는 패션의 ‘장’이라는 뜻과 할인 폭이 크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팝업스토어 외부에는 커다란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전광판 속 숫자는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무신사 블프 기간 동안 판매된 누적 수량과 판매 금액, 할인 금액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2700개 이상 입점 브랜드가 참여한 무신사 블프는 지난달 28일 누적 판매 금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판매 상품 수는 약 300만개를 넘었다. 행사를 시작한 지 약 6일 만이었다.
최근 대부분의 패션업계는 고물가로 인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 사이에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는 것은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가 유일하다.
지난해 무신사 자사 운영 이커머스 거래액 총합은 4조원을 넘어섰다. 동시에 꾸준히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을 펼치는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1년 5월 서울 홍대입구에 1호 매장을 오픈한 이후 3년 만에 10호점까지 열었다.
업계에선 중소 브랜드의 경우 무신사에 입점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업계가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신사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며 “무신사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는 전보다 고객에게 접근하기 더 어려워진 느낌이다. 무신사는 현재 뷰티업계의 올리브영 같은 포지션”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무신사가 가지는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을 방문한 박모(22·여)씨는 “좋아하는 브랜드가 대부분 무신사에 모여 있다. 입점 브랜드가 점점 많아져 무신사 어플 내에서만 옷을 사게 됐다”며 “이번 무진장 세일도 할인 폭이 크고 같이 하는 팝업 행사 같은 것들도 재밌어서 다른 플랫폼보다 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진장 여름 블프의 흥행이 입점 브랜드의 재고 소진을 극대화하는 효과로 이어졌다”며 “인기 패션 브랜드의 과시즌, 역시즌 상품부터 캐리오버 상품 등을 다양한 혜택가에 제공함으로써 패션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재고 이슈를 대규모 여름 세일을 통해 해소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브랜드는 올해 가을·겨울 시즌 신상품 생산을 앞두고 적체된 재고를 해소하고 고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상호 ‘윈윈(win-win)’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