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제한이 없고 고밀도 융·복합개발이 가능한 공간혁신구역(화이트 존) 선도 사업 후보지 16곳이 선정됐다. 후보지 선정에 따라 노후도심 및 구도심 개발 기대감이 높아진다. 주변 부동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공간혁신구역 선도 사업 후보지 16곳을 공개했다. 공간혁신구역은 허용되는 건축물 용도와 건폐율·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한 도시계획 특례구역이다. 사업자는 오피스·주거·호텔·공원 등이 어우러진 도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후보지는 △서울 양재역 복합환승센터 △김포공항역 복합환승센터 △독산동 공군부대 △청량리역 △부산 청학동 노후공업지역 △부산 금사산업혁신플랫폼 △인천역사 △대전 반석역 환승주차장 △울산 언양읍 임시시외버스터미널 △양주 덕정역 △KTX 광명역 △의정부역 역전근린공원 △청주교직원공제회부지 △상주시 시청부지 △부산대 양산캠퍼스 유휴부지 △통영 폐조선소 일대다.
후보지는 크게 △교통거점 △기존 시설 이전이 필요하거나 새로운 기능 조성이 필요한 지역 △기반시설을 복합 활용하거나 민간의 창의적인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지역으로 구분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후보지를 보면 서울 수도권에서는 주로 역세권 같은 기존 노후도심 복합개발, 지방에선 구도심 복합개발이 주류”라며 “이는 본래 재개발과 재건축을 포함하는 개념의 도시재생사업, 그리고 구도심 복합개발로 지역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6개 후보지는 관할 지자체가 개발계획을 담은 공간재구조화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심의를 거쳐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하게 된다. 정부는 향후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사전 컨설팅, 공공기여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지자체를 도울 계획이다.
구역이 지정되고 사업이 본격화하면 주변 부동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사업 후보지가 역세권인 경우 더 높은 미래 가치 성장이 예견됐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부동산 가격에 대한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혁신적으로 디자인하고 스카이라인을 다채롭게 구성하는 등 토지를 한 가지로만 개발하는 것과 열 가지로 개발하는 건 다르듯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양재역, 김포공항역, 청량리역, KTX광명역 등 후보지는 번화한 지역이고 광역교통망 상 주요지역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라 부도심이나 산업, 경제활동의 중심으로 지금보다 더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지가상승이나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선도지구 등은 노후시설의 공간 재탄생으로 청년일자리나 주거 공간, 주민 편익, 문화시설 탈바꿈이 지역 내 앵커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간혁신구역이 도입되면 국내에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같은 건축물이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선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려면 타당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혼합되는 여러 용도 중 ‘주거’가 들어가는 것은 사업성 및 인구유입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사안”이라며 “구도심이나 쇠퇴한 도심에 상업, 업무시설만 채워넣으면 기대효과를 확신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엔 서울 지하철 같은 수준의 접근성 측면에서 취약한 곳도 있으나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지역 재생을 시도해야하는 상황도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야하고, 사업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타당성이 갖춰져야만 청사진대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