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쓰레기 매립지를 활용한 골프장 사업을 확대하려는 가운데, 처음 설립해 운영 중인 골프장과 관련된 잡음이 상존해 문제를 바로잡고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SL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드림파크CC 골프장과 출자회사, 그리고 송병억 SL공사 사장 등에 대한 감사를 지난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송 사장이 상임감사 재직 시절인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지인의 딸을 비정규직 비서로 특별채용한 과정, 송 사장의 조카들이 대표로 있는 업체가 2013년부터 10여 년간 SL공사 출자회사인 그린에너지개발 용역을 맡는 과정 등에서 송 사장의 개입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골프장과 관련해서는 송 사장이 상임감사를 그만둔 뒤인 2016년 ‘드림파크CC 골프장 클럽하우스’ 운영권을 지인에게 소개하고 해당 업체가 운영권을 입찰받은 뒤, 클럽하우스 내 음식점 총괄 담당으로 고용돼 해당 업체로부터 7~8개월간 월급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송 사장은 상임감사 재직 당시에도 같은 대학 출신의 지인을 드림파크CC 골프장 자문위원 등으로 채용해 달라며 세 차례에 걸쳐 인사 청탁한 사실이 적발돼 엄중 경고를, 하위 관계자 7명은 중징계와 경고 등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내용이 지적되자 당시 송 사장은 “클럽하우스는 운영자가 (일을) 도와달라고 해서 간 건데 제가 지역민이라서 부른 것 같다”면서, 환경부 감사와 관련해서는 “국감 때 나온 이야기가 사실이 아닌 의혹이다 보니 되레 환경부에 요청한 것이기도 하고, 감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소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L공사는 폐기물 매립이 종료된 매립장을 복토한 뒤 일정 절차를 거쳐 골프장으로 조성해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인천 서구에 오픈한 SL공사의 ‘수도권매립지 1호’ 골프장 드림파크CC가 지역주민 등의 각광을 받자 SL공사는 파크골프장의 추가 설치를 위해 유휴부지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 중이다. 매립이 종료된 제2매립장 등에 대해서도 향후 골프장 조성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가의 재원이 투입되는 공공 골프장을 둘러싼 이 같은 의혹과 함께, 운영 관련 잡음도 지속 발생하면서 향후 제2, 제3의 골프장 운영의 투명성을 갖추려면 올바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먼저 나온 다음에 사업의 타당성을 확인하는게 순서”라며 “애초에 인천시장의 낙점으로 취임한 초기부터 매립지 문제를 놓고 지역사회와 공사 노조와의 갈등 관계를 빚었던 터라, 문제가 있었다면 감사 결과를 갖고 사장으로서 책임을 질 수 있는 귀책사유를 분명히 묻고 넘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드림파크CC, 농약 사용량 축소 신고 등 운영 부실 지적
드림파크CC 골프장은 지난해 농약 사용량을 100배가량 축소한 사실이 적발돼 ‘농약 우수 저감 골프장’ 명단에서 제외됐다.
환경부 토양지하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공개된 드림파크CC 골프장의 2020년 총 농약 사용량은 4.64kg, 단위면적당 사용량은 0.03kg/ha로 전국 골프장 중 화학농약을 가장 적게 썼다. 지난해 공개된 2021년 총 농약 사용량은 174.4kg, 단위면적당 사용량은 1.25kg/ha로 전국 9위에 기록됐다.
그러나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드림파크CC 골프장 운영자인 SL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선 실제 사용한 농약량이 2020년 447.31kg, 3.20kg/ha였으며, 2021년 역시 449.6kg, 3.22kg/ha로 나타났다. 당초 환경부에 신고된 농약 사용량보다 107배 이상 많은 수치다.
당시 SL공사는 담당자가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산출된 값의 오류가 있었다며 해당 부서에 행정상 경고 처분을 내리고 관련 직원 주의 조치를 내렸지만, 외부기관에 제출되는 자료에서 반복된 실수가 있었다는 점에서 보고 절차 미비 등 공사 전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검증 의무를 다하지 않은 환경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밖에 드림파크CC 골프장은 2022년에도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방류수 수질 기준 초과로 과태료를,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 미준수로 이행조치 명령을 받기도 했으며, 같은 해 5월 그린피(골프장 코스 사용료)를 48%가량 인상해 공공 골프장이 시민의 돈으로 수익을 보전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SL공사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감사를 나온 바 있으며 결과 통보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농약 사용 신고 자료의 경우 전문 관리업체와 공사가 협력해 검증한 뒤 서구청에 송부해 다시 상호 재검증하는 절차를 통해 개선·강화했다”면서 “또, 실제 농약 사용량 저감을 위해 토착미생물 발굴 등을 통해 자체 배양한 친환경 농약을 코스에 살포할 수 있도록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이밖에도 기본적으로 농약량 자체를 저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매립지는 지반 침하 우려가 있어 통상 골프장으로 많이 활용돼 왔다”면서도 “드림파크CC 관련 이슈들이 상존한 데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골프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골프장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 국감에서의 지적대로 농약 사용량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투명성 확보, 환경 피해 저감 대책 등이 함께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