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전직 대통령 범죄 면책 금지” 개헌 추진…트럼프 정조준

美 바이든 “전직 대통령 범죄 면책 금지” 개헌 추진…트럼프 정조준

기사승인 2024-07-30 05:34:0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한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헌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현재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의 임기 제한과 대법관에 대한 윤리 규정 도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29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 연방 대법원에 대한 개혁안을 발표한다. 백악관은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으며,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해 법을 초월하거나 기소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헌법 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악관은 “개헌안에는 대통령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연방 형사기소, 재판, 유죄판결이나 선고에 대한 면책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오스틴 린든 존슨 대통령 도서관에서 진행할 연설을 통해 이같은 대법원 개혁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1일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찬성으로 전직 대통령의 재직 중 공식 행위에 대한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1·6 의회 폭동’ 선동 등 혐의가 공식 행위인지 비공식 행위인지 판단은 하급심에 넘겼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및 재판 일부가 중단되거나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민주당 진영에선 사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임기를 18년으로 제한하도 대통령이 2년마다 새 대법관을 임명하도록 하는 안도 함께 내놨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관은 9명으로 탄핵 사유가 없다면 종신 임기가 보장된다. 

백악관은 “입헌 민주주의 국가 중 대법관에게 종신직을 주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면서 “의회는 75년 전에 대통령에 대해서도 임기제한을 승인했기 때문에 대법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법관이 수령한 선물을 공개하고, 공개적인 정치 활동을 자제하며, 본인이나 배우자 등의 이해 상충이 있는 사건의 경우 판결을 기피해야 한다는 등 내용을 의무화하는 윤리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보수 성향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새뮤얼 얼리토 주니어 대법관이 그동안 후원자들로부터 고액의 선물 등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과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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