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친이계 모임 주축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두고 과거 군사정권 시절 하나회에 빗대 강경하게 비판하자 즉각 반발이 제기됐다. 혁신회의는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4일 혁신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당원들의 원외조직이다. 그런 조직을 ‘하나회’로 지칭한 것은 정권을 장악한 정치군인·정치검찰과 동일하게 취급하겠다는 뜻인가”라며 “당원의 선택을 받을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시대착오적인 인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며 “아무리 지지율 제고를 위한 말씀이라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회의는 “군부쿠데타 세력으로 빗댄 것은 단순히 혁신회의에 대한 모욕을 넘어 지금껏 당원들의 기대와 열망으로 이뤄내고 있는 정치혁신과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역사를 모욕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당원 주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다”라며 “그럼에도 이를 군사독재세력에 빗대는 것은 시대착오를 넘어 역사 인식 부재와 당원 모독이다. 김 후보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런 행태는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란 말이 나온 이유”라며 “전국 곳곳을 장악해 가면서 다음 지방선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광주광역시당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이재명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이 후보를 비롯해 많은 차기 대선주자를 함께 키우겠다”며 “전남 장흥 출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북 출신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전 국무총리)·김경수(전 경남도지사)·김동연(경기도지사)·이탄희(전 의원) 등이 경쟁하고 토론해서 경쟁력이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