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을 넘지 못하고 폐업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개·폐업 비율이 1대 1 수준이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만 약 80개 건설사가 문을 닫았다.
21일 국토교통부 건설사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신규 등록된 종합건설회사는 전국 392개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서울 74건·인천 31건·경기 60건)은 165건, 비수도권은 227건이다.
같은 기간 폐업 신고한 회사는 378개사다. 건설사 한 곳이 개업하면 한 곳이 폐업하는 꼴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 78건·인천 25건·경기 68건) 171건으로 신규 등록건수를 앞섰다. 비수도권에선 207개사가 폐업신고했다.
이 수치는 보유 업종 중 일부만 폐업신고하거나, 업종전환등록에 의한 폐업신고 건수도 포함됐다. 실제 폐업한 회사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폐업 건설사는 계속 많아질 전망이다. 하반기 경기 또한 낙관적이진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세미나에서 올 하반기에도 공급위축과 함께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걸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금리인하 여력이 적고, 여소야대 정국 유지로 정책완화 기조속도가 더딘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분양시장도 만만찮다. 공사비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재가격은 36.2%, 정비사업평균공사비는 41.5% 올랐다.
미계약 이슈도 있다. 수요자 측의 분양가 민감도 높아져 서울 내에서도 무순위 청약사례가 다수발생하고 있고, 악성으로 구분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또한 꾸준히 증가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01가구를 분양하고 당초 경쟁률이 14대 1임에도 불구하고 무순위 공급 세대수가 158가구(39%)인 단지도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경기가 풀리지 않다보니 우리 같은 대형사가 아니고선 수도권이라고 해도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