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치로 일하다가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23년간 투병해온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가 세상을 떠났다.
26일 승일희망재단은 전날 “박승일 공동대표가 향년 53세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은 “(박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에 루게릭병이라는 희귀질환을 알리고, 루게릭요양병원 건립과 많은 환우와 가족을 위해 애썼다”고 애도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층 1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7시다.
고인은 연세대와 실업 기아자동차에서 농구 선수로 활동했으며, 2002년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에서 코치로 일하다가 루게릭병 판정을 받고 23년간 투병해왔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으로 불리는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으로 병이 진행되면서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며 결국 호흡근 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고인은 2011년 가수 션과 함께 비영리재단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해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각종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루게릭병 요양병원은 지난해 착공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고인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에 앰뷸런스를 타고 참석했다. 2009년에는 눈으로 움직이는 마우스를 통해 집필한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2002년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며 “루게릭병 환우를 위해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