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산업폐기물 매립장 등 '기피시설'의 설치를 시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이해당사자인 기장·강서 지역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기장·강서 지역을 지역구로 둔 부산시의원들은 20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기장군의회 기초의원들과 정정복 기장군수도 지난 18일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통해 조례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부산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개정안에는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한 폐기물처리시설 입안 권한을 시가 회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기장·강서 지역구 시의원들은 "묘지공원, 장사시설, 폐기물처리시설 등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기피시설의 설치와 관련해 기초자치단체에 위임된 권한을 축소하는 것은 최근 정부의 권한 위임 정책과 상반되는 방향이자 주민 참여와 의사결정권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가 행정 편의를 이유로 각종 기피시설의 유치를 강제적으로 지역에 떠넘기는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 의견과 의사 결정권을 심각하게 휘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대구, 인천, 대전, 울산, 충북, 충남 등 다른 주요 시·도에서는 현행 조례와 같이 폐기물 처리시설 등의 결정 권한을 기초자치단체에 위임하고 있다"고 부산시가 행정 효율성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목적은 공공복리를 증진시키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지역 개발과 주민 복리 증진에 가장 밀접한 기초자치단체가 정책 판단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