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공간 혁신에 속도를 내며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로서리 상품군을 중심으로 리뉴얼을 강화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해 수익성 개선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은 지난 28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로 재단장 오픈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는 ‘세상 모든 맛이 살아있다’는 콘셉트로 개편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강점을 살려 생동감을 극대화했으며 보고, 맛보고, 듣고, 즐기는 등 고객의 오감 만족에 집중했다.
아울러 몰과 하이퍼 매장의 시너지 강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통합적 쇼핑 경험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회·초밥 현장 시연 등 신규 콘텐츠 개발 △고객 경험 확대 위한 시식 코너 및 대면 행사 강화 △트렌디한 팝업존·앵커 테넌트 유치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시각적 몰입도 확장 등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키친 ‘싱싱회관 라이브’ 공간이다. 신선한 활어가 가득 찬 수조를 구비해 수산물 상태를 매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고객 주문에 따라 전문가가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오더메이드’ 서비스도 도입했다.
과일·채소·고기 등 각종 신선식품을 구매 전 맛볼 수 있는 시식 코너도 확대했으며, ‘오늘의 요리 라이브’ 시식코너도 갖췄다. 홈플러스 몰(Mall)은 재미요소와 다양한 체험거리가 가득한 매장 구성으로 집객력을 높였다. 매장 3층에는 앵커 테넌트로 꼽히는 다이소를 강서구 최대 규모로 열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22년 2월 첫 선을 보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신선식품 확대 전략을 통한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로 대형마트의 유통 트렌드를 주도했다”면서 “현재까지 33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해 고객 만족과 실적 개선을 모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홈플러스가 기존 점포의 리뉴얼 등 공간 혁신에 주력하는 이유는 고객 유입을 통한 실적 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경험을 제공해 체류 시간을 늘려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기준 매출 6조9314억원, 영업적자 1994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최근 3년간 순손실은 2021년 372억원, 2022년 4458억원을 포함해 총 1조573억원으로 늘어났다.
상황이 악화되자 점포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사내 공지망을 통해 안산선부점과 동청주점의 영업 종료를 공지했다. 안산선부점은 내년 말, 동청주점은 2026년 상반기 문을 닫는다. 홈플러스는 두 점포를 포함해 총 11개 매장의 폐점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7~2028년 계약 종료되는 16개 점포도 일부 폐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위기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온라인 시장 확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 등으로 어려움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차별화된 점포를 늘려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선식품 강화를 성장 돌파구로 내세운 건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지난 8월 죽전점 매장을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리뉴얼했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12월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 식품 특화 매장으로 재개장했고, 이달 롯데슈퍼에도 ‘그랑 그로서리’ 콘셉트를 담아 리뉴얼 오픈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점포 리뉴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린 리뉴얼 역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이커머스와는 차별화된 마트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