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을 인수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이물질 세척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등을 생산하는 특수가스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고부가가치 소재 전문 소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부 기관의 적정 평가를 통해 인수가는 총 9200억원으로 정해졌다.
효성티앤씨는 지난달 중순 효성화학으로부터 인수의향질의서를 받고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특수가스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는 확보하고 있는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을 활용해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과 함께 내년 1월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수 안건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과 함께 자회사(가칭 효성네오켐)를 설립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 말까지 최종 인수 완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이번 인수 결정은 향후 성장성을 확보하려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는 경영 진단에 따른 결정이다.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부문은 글로벌 1위 지위를 바탕으로 수년간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다. 다만 업황 변화에 민감한 구조라는 잠재적 리스크가 있어 회사 측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검토해 왔다.
이에 효성티앤씨는 특수가스 사업이 충분한 사업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 전환 및 성장에 따른 수익 확대가 예상되고, 최근 3년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565억원을 달성하는 우량 사업이기 때문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또, 효성티앤씨의 특수가스 사업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향후 불확실한 경영환경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NF3 생산을 시작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은 현재 울산과 충북 옥산에 연산 8000톤 규모 생산 능력을 갖췄다. NF3 외에도 특수가스 제품 총 6종을 생산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인수로 중국 취저우에서 운영 중인 NF3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생산을 이어온 취저우 NF3 사업은 한 차례 증설을 거쳐 현재 연산 3500t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 바 있다.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을 인수하면 연산 총 1만1500톤의 NF3 생산능력을 확보, 세계 2위의 NF3 공급 업체로 발돋움한다.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는 “특수가스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효성티앤씨가 섬유 전문 기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특수가스를 아우르는 고부가 소재 기반 산업혁신 리더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 7월11일 특수가스 사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기업가치 이견 등으로 지난달 2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