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과 HK이노엔이 전문의약품 외형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원 클럽 입성을 눈앞에 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과 HK이노엔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5곳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이미 매출 1조원을 넘겼다.
보령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7602억원을 기록해 1조원 달성까지 약 2400억원이 남은 상태다. 1분기 매출 2336억원, 2분기 2556억원, 3분기 2710억원으로 매 분기 꾸준히 실적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어 4분기 매출도 2000억원 후반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보령의 2024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늘어난 1조37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보령의 이같은 실적은 주로 전문의약품 부문이 견인했다. 3분기 보령의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와 항암제 등 전문의약품 매출은 232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성장한 수치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카나브 패밀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일라이릴리에서 국내 판권을 인수한 항암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이나트륨칠수화물)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265.2% 급증했다.
보령과 HK이노엔이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판매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도 성장에 기여했다. 케이캡을 포함한 ‘스페셜티 케어’ 품목군의 지난해 매출은 809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83% 뛰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패밀리와 항암제, 당뇨 제품 등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의 꾸준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지난해 목표한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영업, 마케팅 효율성을 강화하고 자가 제품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K이노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614억원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분기별 매출은 1분기 2126억원, 2분기 2193억원, 3분기 2295억원으로 평균 2000억원 초반대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증권가는 HK이노엔의 2024년 4분기 매출이 2497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높아진 912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HK이노엔도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전문의약품 실적은 260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했다. 특히 케이캡의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케이캡 매출은 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 늘었다. 케이캡은 지난해 상반기 공동 계약 파트너사가 보령으로 변경되고 수수료 비율이 조정됐다. 이후 매출이 오르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더불어 전 세계 46개국에 진출, 15개 국가에서 출시되며 수출 실적이 고공 성장 중이다. 올해부터는 중국 등 해외 급여 시장에 진입하며 매출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액 부문 매출도 선방했다. 지난해 3분기 수액제 매출은 906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성장했다. HK이노엔의 수액제 사업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주요 수익원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오송 지역에 신설된 수액 공장이 2022년부터 본격 가동되면서 생산량과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헬스앤뷰티(H&B) 부문에서는 제로 음료의 실적 비중이 커졌다. HK이노엔은 3분기에 주춤했던 숙취 해소제 ‘컨디션’과 ‘헛개수’ 매출이 연말연시를 맞아 회복됐을 거라고 봤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액 사업은 의료 파업의 영향 속에서 1차·2차 병원으로 영업 채널을 확장해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케이캡, 수액, 컨디션을 삼각편대로 전개해 전문의약품과 H&B 영역에서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