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의 재변신…정치적 시선 거둬야 할 때 [데스크 창]

광화문광장의 재변신…정치적 시선 거둬야 할 때 [데스크 창]

기사승인 2025-02-13 06:00:09

서울시가 지난 4일 서울시청에서 설명회를 열고 광화문광장에 우방국 돌기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과도한 국가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있자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서울시가 새롭게 밝힌 광화문광장 활용 계획은 6·25 전쟁 때 우방국의 참전한 22개국을 상징하는 22개 돌기둥(미디어윌) 상징물을 세우는 것이다. 일명 ‘감사의 정원’으로 불리는 이 공간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로공원 일대에 조성된다. 지상부에는 22개 참전국의 석재로 만든 5.7m~7m 높이의 조형물 ‘감사의 빛 22’가 설치되며, 지하에는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로 보여줄 예정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보훈적인 측면에서 22개국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상징물이 있다면 의미가 높을 거라는 긍정적 반응이 있는가 하면, 또 광화문광장과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고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해당 계획이 ‘보훈’을 강조하는 듯한 색채를 보인다는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보훈은 여야 정치를 떠나 존중해야 할 영역이다. 태극기가 마치 보수의 상징물인 것처럼, 촛불이 마치 진보 진영의 상징으로 고착되는 것은 부적합하다 할 것이다. 진보층이라고 해 6·25에 참전한 우방국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없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서울시는 22개의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을 수용해 전격 계획을 수정한 만큼 소통 행보를 보여온 셈이다.

서울시의 이러한 노력과 시도는 존중받아야 한다. 모든 것은 처음이 어렵다. 처음에는 낯선 공간이라고 인식하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또 하나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 

당장 오세훈 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계획해 만들어진 DDP만 보더라도 그렇다. DDP는 추진 당시에는 온갖 비판에 시달렸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서울을 방문하면 꼭 찾아봐야 할 명소가 됐다. DDP는 단순한 복합 문화 공간을 넘어 최근에는 다자인 산업의 글로벌 거점 허브로서 입지도 다지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정치권의 부정적인 반응도 일단 나오지 않고 있다. 광화문광장에 6·25 참전 22개국을 상징해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낸 지난해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서울시의 부정 의견 수렴 때문이지 지금까지 반대 의견 등도 나오지 않고 있다. 새롭게 변화할 광화문광장의 모습을 기대한다.

서울시 제공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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