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장기화에 건보재정 ‘흔들’…“적자 전환 우려”

의정갈등 장기화에 건보재정 ‘흔들’…“적자 전환 우려”

비상진료 유지 1조4000억, 요양급여 선지급 1조5000억
“재정 지출 건전화하고 합리적으로 관리”

기사승인 2025-02-20 17:43:31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신대현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전공의 이탈에 따른 비상진료체계가 유지될 경우 건보 재정 적자 전환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상진료체계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건보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건보 재정 1조4000억원, 전공의 수련병원 요양급여 선지급에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정부는 5년간 필수의료 강화에 건보 재정 10조원을 지원할 계획인데, 작년 2조원 투자에 이어 올해도 2조원을 추가 투입하면 건보 재정은 적자 전환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큰 문제는 올해도 의료공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당장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복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5~19일 전국 221개 수련병원 사직 레지던트 1~4년차 9220명을 대상으로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이 중 199명(2.2%)이 지원했다. 19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3531명 중 출근한 전공의는 1175명으로 출근율은 8.7%를 기록했다.

정 이사장은 “의정갈등이 계속돼선 안 되지만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평년 같으면 일주일 뒤 인턴들이 가운을 입고 병실로 향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하루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의 올해 최우선 과제는 안정적인 재정 관리다. 정 이사장은 “공단은 재정 지출 효율화와 불법 개설기관 행정 조사 및 부당청구 적발을 강화해 당기수지 1조7000억원으로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적립금이 30조원에 이르는 등 안정적 재정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련병원들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 선지급금은 금년부터 순차적으로 회수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보료율이 2년 연속 동결되면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재정 지출을 건전화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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