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사조그룹 3세인 주지홍 부회장과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인수하는 ‘단체급식’ 사업이 이들의 경영 자질을 선보일 사업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사업 확장 시 경영 승계 입지를 굳히고 능력을 입증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어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돼도 경쟁적으로 인수를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급식시장의 규모가 정해져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따른다.
10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지난해 주 부회장 주도로 푸디스트를 인수했다. 계열사 사조대림·사조오양은 푸디스트 지분 전량을 2520억원에 사들였다. 푸디스트의 2023년 매출은 1조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다.
한화도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주도로 지난달 아워홈 지분 58.62%를 8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같은 해 아워홈 매출은 1조98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76% 증가했다. 이를 통해 관계사 구내식당 확충 사업 등으로 기업 경쟁력과 비용 절감을 끌어낼 전망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급식사업은 B2B 영업이기 때문에 자리만 잡는다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며 “3세들의 승계 시기가 오는 가운데 이들이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급식으로 경영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더 경쟁적으로 인수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급식시장은 이미 CJ·삼성·현대 등 핵심 기업들이 정해진 규모 내에서 수익 경쟁을 하고 있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익 나눠먹기’ 경쟁에서 사업 규모를 키우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급식 사업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 보긴 어렵다”며 “최근 급식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고물가로 식수가 늘어난 등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이어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사업과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의 외식 솔루션 사업, 해외진출도 급식업계의 치열한 수주경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조와 한화는 급식사업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사조그룹은 덕유산휴게소와 고창고인돌휴게소 2곳의 식음시설 운영권을 수주하고 공식몰을 재단장해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조 푸디스트 관계자는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휴게소를 시작으로 컨세션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단체 급식과 타 사업의 시너지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화로보틱스의 24시간 무인 요리 로봇을 단체급식에 적용하는 등 사업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화63빌딩에서 운영하는 슈치쿠, 워킹온더클라우드, 백리향 등 브랜드를 활용한 간편식으로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워홈 인수는 다음 달 말 1차 완료라 일단 인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