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도 포기한 MG손보, 청산 ‘위기’

메리츠도 포기한 MG손보, 청산 ‘위기’

기사승인 2025-03-13 10:32:24
MG손해보험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에 매각이 또 무산됐다. 3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4차 매각을 진행하기에도 차질이 많아 MG손보가 청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13일 MG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매각 주관자인 예금보험공사에 알렸다. 지난해 12월부터 MG손보를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추진했으나 노동조합 이견으로 진행하지 못한 결과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19일 예보에 실사 및 고용조건 등에 대한 엠지손보 노조와의 합의서 제출을 요청했다. 합의서에는 노조의 실질적이고 완전한 협조, 수용 가능한 고용규모와 위로금 수준 등을 담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까지 조치가 없으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통보했다.

노조가 메리츠화재의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매각은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예보는 지난달 26일 MG손보 노조와 실사에 합의했다. 예보는 메리츠화재에 지난달 28일 9시 이후부터 실사가 가능하고, 고용규모 등은 실사 개시 이후 성실히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건에 합의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메리츠화재는 남은 MG손보 직원의 10% 고용승계를 제안했다. 그보다 높은 비율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희망퇴직금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MG손보 노조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보는 지난 11일 메리츠화재와 MG손보 등에 고용수준 등 협의를 위한 회의를 요청했으나, MG손보가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했다.

예보가 4차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MG손보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G손보 매각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건비 등 지출로 메리츠화재가 처음 인수를 결정했을 때보다 MG손보의 자산 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강성 노조와의 마찰을 모두 지켜본 금융권에서 나설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예보가 MG손보 매각을 포기하면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 등은 “매각 절차 지연으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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