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에서 동덕여대 재학생을 향한 괴롭힘이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기준 유튜브에 올라온 ‘동덕여대’ 관련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달성한 영상은 285만 회 시청된 한 숏츠다. ‘동덕여대 랙커 제거 근황’이라는 30초가량의 짧은 영상이다. 동덕여대 학생들이 공학 전환 반대 시위 중 학교 기물 등에 랙커를 사용한 일을 지적하고 있다. 청소 전문업체에서 약품을 사용해 지워도 랙커칠 흔적이 남아있는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동덕여대 학생들이 복구 비용으로 학교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100억’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끝난다.
이처럼 일부 여론에서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남성 혐오 시위’, ‘폭력 시위’ 등으로 왜곡하여 학생들을 비난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생들을 향한 비방 영상을 제작하는 ‘사이버 렉카’ 유튜버가 그렇다. 사이버 렉카란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연예인 이슈,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사고를 다루어 조회수를 얻는 크리에이터를 말한다.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 소속으로 활동하는 A씨와 B씨는 한 렉카 유튜버에게 사진을 도용당했다. A씨가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 X(전 트위터) 계정에 업로드한 사진이다. 지난 1월20일 A씨와 B씨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학내 징계위원회에서 조사받게 된 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서로를 껴안았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A씨는 자신의 친구 뿐만이 아닌 징계위에 불려간 다른 학우들을 위로하고 싶어 SNS에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나 한 렉카 유튜버가 그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동덕여대 사태의 범인’이라는 주장이 실린 악의적인 영상 섬네일을 제작한 것이다. 현재 해당 영상은 내려갔으나, 같은 유튜버 채널엔 여전히 동덕여대 학생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논조의 비방 영상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A씨는 “해당 유튜버가 사태 초반부터 동덕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악의적이고 왜곡된 영상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제 사진까지 도용당하니 더욱 억울하고 불쾌하다”라고 기분을 전했다. 허위 사실이 담긴 동영상을 진짜라 믿고 이를 공유하는 네티즌들의 존재 또한 스트레스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B씨는 “두려움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동덕여대 재학생 당사자들의 입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제삼자 유튜버 본인의 의견을 사실인 것처럼 영상에서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 동영상만 접한다면 동덕여대 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우리를 오해하게 되는구나 싶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답했다.

동덕여대 재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있다. 16일 기준 여성혐오 단체 ‘신남성연대’ 공식 카페에 올라온 동덕여대 관련 게시글은 약 195건이다. 동덕여대 재학생을 ‘(폭력 시위를 진행하는)폭도’, ‘페미’라 지칭하는 글이 대다수다. 제목에 ‘화력 요청’을 붙인 게시글의 경우, 동덕여대 관련 기사에 시위에 참여한 재학생들을 공격하는 댓글을 달아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자는 것이다. 동덕여대 재학생들을 지지하는 댓글에 ‘비추천’을 누른 사진이 함께 게재되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의 ‘동덕여대 갤러리’에서는 동덕여대생들을 향한 비난 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동덕여대생의 신상을 ‘박제(유포)’하겠다며 한 여학생의 얼굴 사진과 실명, 나이, SNS 주소 등을 올리는 사용자도 있다. 동덕여대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들의 혐오성 글을 제재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게시글에는 108개에 달하는 욕설 섞인 악플이 달렸다.
A씨는 커뮤니티, 유튜브, 기사를 막론하고 동덕여대 학생들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왜곡된 정보가 담긴 글과 영상, 동덕여대 관련 기사마다 반복되는 조롱성 댓글, 심지어 전혀 관련 없는 영상에서도 동덕여대 재학생들을 비하하는 댓글을 발견하곤 했다. A씨는 동덕여대 시위를 함부로 언급하는 일부 네티즌들에 대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살펴볼 노력조차 없이 맹목적인 혐오를 쏟아내는 것이 황당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