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파면” “탄핵 각하”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는 경찰이 친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자들의 목소리가 겹쳐서 울려 퍼졌다. 두 진영은 약 100m 간격을 두고 한동안 대치했다.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는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각계 긴급시국선언 기자회견(긴급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종교계·여성·성소수자·청년·노동자·농민·빈민·학계·지역 등 시민 1500여명이 참석했다.
시국선언에는 비상행동 및 8개 원내외 정당을 포함해 60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헌재 방향으로 행진했다.
헌재 인근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일부 유튜버들이 경찰 바리게이트를 뚫고 상대 진영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다. 대부분 경찰 인력에 제지당했지만, 상대를 향한 욕설과 소음은 한동안 이어졌다.
현재 헌재 앞에는 차벽과 철조망, 경찰 방호벽 등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헌재에서 조금 벗어난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는 산발적으로 충돌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2시쯤 안국역 앞에서는 탄핵 찬반 시위자간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주변 시민들까지 휘말리며 상황이 악화됐고, 경찰이 대응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선고 전부터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선고일에는 더 큰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 최고 비상근무 수준인 ‘갑호비상’을 발령해 경찰력 100%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헌재 주변을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국에 기동대 337개 부대, 2만여명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인파 사고를 포함한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상황관리 인력을 운영하고, 종로구도 비상의료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