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숨 고르는 부동산 시장…봄 이사철에도 분양시장 ‘꽁꽁’

탄핵정국 숨 고르는 부동산 시장…봄 이사철에도 분양시장 ‘꽁꽁’

기사승인 2025-03-19 06:00:09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곽경근 대기자 

봄 이사철이지만 탄핵 불확실성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 물량이 자취를 감췄다. 이번 주 전국에서 일반 분양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되며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국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부동산 시장의 공급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업계가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직방 통계 기준 지난달 전국의 분양 예정 물량 1만2676가구 중 지난달 27일까지 실제 공급된 물량은 5385가구로 공급 실적률은 42%에 불과했다.

이번 달은 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분양 가구 수는 23개 단지, 총 2만7418가구(임대 포함 총 가구 수)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달 첫째 주에 전국에 2753가구, 둘째 주에는 1205가구가 공급됐다. 이번 주 전국에 일반 분양 물량은 단 한 건도 없다. 민간임대 156가구만 공급된다. 

건설업계는 ‘봄 성수기’로 꼽히는 3월 분양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분양이 기지개를 켜야 하는 상황은 맞으나 분양 일정을 못 잡는 분위기”라며 “상반기까지는 분양이 적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로 일정을 고민 중”이라 귀띔했다.
 
분양이 지연되면서 공급 부족 우려도 나온다. ‘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얼죽신)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현재 시장에서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2025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22년 이후 30만호를 밑돌고 있다. 이는 2014년~2023년 연평균 분양물량 34만1000호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주택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 건설 여건 악화로 인허가 물량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21년 54만5000호 이후 3년째 감소해 2023년 42만호, 2024년 35만호로 급감했다.

공급 부족은 집값 상승 우려를 불러온다. 지난해 하반기 주택가격 상승 중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물량 감소로 지목된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3%로 그리 크지 않았으나 공급부족이 이어진 서울 아파트는 3.4% 상승했다. 

정부는 도심 선호지역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그린벨트 해제 등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단기간 내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인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정비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재건축 선도지구 13개구역 3만6000가구를 선정했다.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사업성에 따른 추가 분담금 인상 갈등, 이주 대책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빠른 시일 내 공급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업계는 탄핵 여부와 관련 없이 정치 불확실성 해소를 시장 안정의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탄핵 여부에 따라 정책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 시에는 시장에 우호적인 개발, 제도 개편 등이 나올 것이고, 현 정부 유지 때도 정책 일관성이 유지된다. 탄핵심판 이후 부동산 시장에 혼선을 주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가 제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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