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메프 사태로 인한 소비자원의 집단 소송 지원을 앞두고 여행사 등 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했으나 여행사 등이 조정안 수용을 거부한 6824명을 대상으로 소송지원 신청을 받았다. 이 중 약 4000여명이 소송 지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여행·숙박·항공 관련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티메프가 100%, 여행사 등 106개 업체가 최대 90%, 전자결제대행사(PG사) 14개사가 최대 30%를 연대해 환급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조정안은 강제성이 없다. 여행사 등 판매사 62곳은 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티메프 소비자들과 여행사 간의 치열한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행사는 그동안 한국여행업협회(KATA·이하 협회)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해왔지만, 이제는 민사소송에 개별적으로 맞설 계획이다.
여행사에겐 악재다. 한편에서는 새벽배송 기업인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티메프 회생 절차가 원활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지만,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여행사가 미정산금 전부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메프 측이 지금까지 제시한 변제 금액은 미정산금의 0.4~0.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가 제시한 인수 금액은 2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여행사들에겐 이번 소송 분쟁이 큰 부담이다. 모두투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9% 늘어난 2516억원, 노랑풍선은 33.6% 증가한 131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모두투어가 전년 대비 58% 감소한 49억원, 노랑풍선은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 이후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해 여행객 수요를 잡았으나, 티메프 미수금을 대손 처리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여행업협회를 통해 대응했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각 사별로 피해를 본 금액들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소송은) 따로 대응하게 될 것 같다”며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원이 지원하는 집단 소송이 시작되면 그 이후의 상황을 확인하고,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대응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