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 사거리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사고가 4년 전 이미 예측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한국터널환경학회는 9호선 연장 공사가 발주됐던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노선은 서울세종고속도로 강동구간 지하터널과 가까워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강동구간 13공구 터널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건물손상 등 일련의 사례들을 살펴볼 때 9호선 공사가 우려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9호선 연장 공사 착수 전 이같은 우려에 “설계에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는 답변을 보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사업 시행 전 환경영향평가 당시에도 ‘싱크홀 우려’ 의견은 나왔다. 전날 더팩트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지난 2021년 6월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위원 9명 중 4명이 지하수 유출과 지반침하 등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본 사업노선 전 구간은 지하로 계획돼 있다”며 “본선, 환기구 및 정거장 개착공사, 터널 굴착 등 지하개발에 따라 사업노선 구간 및 주변에 위치하는 주거시설, 병원, 학교 등 인접 구조물에 지반침하와 같은 안정성이 우려된다”고 적혔다.
앞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주관으로 지난 2023년부터 시행된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는 강동구 중앙보훈병원부터 고덕강일 1지구 일원까지 연결된다. 오는 2028년 완공 예정이었다. 사고가 난 곳은 1공구로, 종점부인 중앙보훈병원부터 동남로까지다.
전문가는 현장 관리가 부실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에 “시공 및 공사 품질 관리를 철저히 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법과 정책은 있다. 그대로 지키면 되는데, 현장에서 감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