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효과 입증된 집단에너지…“전력 중심 벗어나야”

온실가스 감축 효과 입증된 집단에너지…“전력 중심 벗어나야”

- 열·전기 동시 생산·공급…분산에너지 활성화 기여
- 온실가스 감축 효과 증명…“기금·면세 적극 활용돼야”
- 열·전기 시장 이원화 등 난제도…정확한 데이터 확보 必

기사승인 2025-04-02 16:53:35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집단에너지 활성화와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공급해 발전원의 역할을 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집단에너지산업이 송배전망 부족 등 전력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업계에선 정부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열에너지와 전력시스템의 법·제도가 다른 만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세부적인 통계·데이터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집단에너지 활성화와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집단에너지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국내외 공식 자료를 통해 입증돼 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개별소비세·지역자원시설세 면세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환경청(EPA)과 유엔환경계획(UNEP) 등에 따르면, 열과 전기를 따로 생산하는 것보다 이를 함께 생산·공급하는 것(집단에너지)이 에너지 사용량 절감 등을 유발해 기존 대비 약 48.9%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집단에너지 온실가스 감축량은 1268만톤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통과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발 전력수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황인 데다, 송전선로 부족으로 동해안·호남지역의 전력이 수도권으로 공급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원전의 수명연장 및 신규 원전 가동이 장기간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분산에너지로 분류되는 집단에너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진 상태다.

유 교수는 “지난해 6월부터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대표적 분산에너지인 집단에너지에 대한 구체적 지원방안이 규정되지 않아 실제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전기사업법 49조에 집단에너지사업에 대한 지원사업으로 기금을 사용하도록 명시한 만큼, 열병합발전의 분산편익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별도 보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K E&S는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05GW(기가와트)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를 오는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할 계획이다. 해당 LNG 열병합발전소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팹(fab, 반도체 생산공장) 1∼4기에 필요한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연 1600만톤 수준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부지 전경. 연합뉴스 

유 교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외에도 각종 면세 또는 배출권 무상 할당 등 보조적인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도입 취지엔 온실가스 이슈가 포함돼 있는데 열병합용 LNG는 친환경성을 띠고 있어 LNG 개별소비세 면세가 필요하다”며 “또, 발전소 등 공공시설에 부과되는 지역자원시설세 역시 다소 징벌성을 띠고 있는 데다 개별소비세와 ‘온실가스 저감’ 측면에서 목적이 중복된 조세이기 때문에 면세 또는 석탄의 절반 수준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 교수는 △배출권 무상 할당 또는 유상할당 시 비율 차등 적용 △한국전력의 EERS(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 이행에 열병합발전 전기 포함 △제로에너지빌딩 의무 이행 수단 인정 등 대안과 더불어, 용량시장(정부가 정한 발전설비 용량의 경쟁입찰)의 가격 문제 개선, P2H(Power to Heat,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 기술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에너지 중요도↑…“지원 당위성 갖출 데이터 확보 우선”

이처럼 업계는 현재의 역할과 더불어 유망성이 큰 집단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나, 그간 관련 정책이 미흡했던 데다 열 분야와 전기 분야 간 별도 시장이 존재해 온 만큼 정확한 분석 데이터를 확보해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날 토론 패널로 참여한 전영재 한국에너지공단 실장은 “집단에너지의 발전설비용량은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이지만, 석유, 가스, 석탄 등 다양한 연료원을 사용해 열·전기를 동시 생산하는 특성상 집단에너지사업법 및 그 거버넌스 내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많지 않다”며 “공급대상지역 지정, 총괄원가제(요금)를 통한 열 분야와, 경쟁해서 수익을 거두는 전기 분야의 이원화된 구조 때문에 여러 한계와 어려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집단에너지 분야가 연간 약 16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보조금을 어디까지 지원하느냐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이라며 “온실가스 등 국가 목표 달성에 대한 집단에너지의 역할을 충분히 인정받으려면 지원방향의 주 목표와 적정 지원대상을 명확히 설정하고,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데이터 공개·공유를 통한 의견 교류가 적극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지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 역시 “정부, 한전, 에너지 관련 다양한 산학연 이해관계자 모두 전력 중심에서 벗어나 에너지믹스 관점에서 분산편익을 타 에너지와 공유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 전력시스템과 집단에너지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집단에너지 활성화와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법·제도 관점에서도 집단에너지에 대한 지원 당위성은 타당하나 그 접근법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 최종에너지의 절반이 열에너지 형태로 소비되고 있어 열 부문의 탈탄소화는 필수적”이라며 “EU(유럽연합)는 지난 2016년 ‘EU 냉난방 전략’을 수립해 지역냉난방 시스템을 재생열에너지와 폐열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매개 수단으로 간주했으며, 2023년 에너지효율지침(EED) 2차 개정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우선 원칙’을 EU 에너지 정책의 기본원칙으로 확립해 열에너지 정책들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달성에 열에너지의 역할과 비중이 큼에도 관련 정책은 미비한 상황”이라며 “열 관련 통계·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단별 열 이용 잠재량, 집단에너지 보급 가능성, 비용효율성 등을 평가해 과학적 기반의 열 부문 탄소중립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역시 “전력산업기반기금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계절별 특성을 갖고 있는 열에너지와 전력을 구분해 기금을 명확히 책정해야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고, 분산에너지사업이 송전 손실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정확한 경제적 편익 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과장은 “집단에너지산업의 역할이 크고 중요한 자원인 만큼 청정열원으로의 전환, 미활용 열 또는 폐열 활용 등 실질적인 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이러한 편익들이 사업자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앞서 말씀해 주신 대로 각종 면세와 관련해 관계부처와 논의를 하고 있으며, 배출권과 관련해서도 환경부 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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