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부재 속 활로 열린 원전 시장…‘G2G 세일즈’ 재시동 시급 [尹 파면]

리더 부재 속 활로 열린 원전 시장…‘G2G 세일즈’ 재시동 시급 [尹 파면]

- 조기 대선 국면…리더 부재 속 원전수출 동력 주춤
- 2050 원전시장, 현재의 2배 이상 성장 전망…“기회 잡아야”
- “정책 일관성 중요…기술력 등 장점 살릴 수 있어야”

기사승인 2025-04-06 06:00:05
체코 두코바니 지역 소재 원자력발전소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가운데, 길어질 대로 길어진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 원전수출 확대 기조를 이어갈 ‘G2G 세일즈’ 역할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유럽 국가 중 신규 원전 건설에 가장 근접한 국가인 네덜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2차 기술 타당성 조사에 응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사실상 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22년 말 발표한 원전 건설 로드맵에 따라 1000MW(메가와트)급 이상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밝히고 올해 입찰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체코와 네덜란드 등을 토대로 유럽 시장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수원이 지난해 말 스웨덴, 올 2월 슬로베니아에 이어 네덜란드 원전 건설 입찰까지 연이어 발을 빼면서, 체코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었던 해외 원전 수주 행보는 일시적으로 ‘멈춤’ 상태가 됐다. 이를 두고 한수원 측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협상 이후 유럽 시장 내 상당한 몫을 양보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나아가 원전수출을 확대하던 상황에서 돌연 12·3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직간접적으로 우리의 협상력이 다소 떨어진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수출계약은 정부 간 대화를 통해 이뤄지는 G2G 사업에 해당하는데, 이를 주도할 국가원수가 부재한 데다 향후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원전사업의 방향성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발주 국가에서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원전시장에서 미국의 입지가 큰 영향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국내 정세를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계는 조기 대선 이후 정권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에너지정책 추진과 더불어 일관된 방향성을 갖춰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따라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글로벌 원전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고, 원전수출계약이 장기간 양국의 소통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정치 불확실성 해소 및 신뢰도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원전 439기가 가동 중이며, 이들 원전의 총 발전용량은 395GWe(기가와트일렉트릭)으로 집계됐다. IEA(국제원자력기구)는 원전산업이 고성장할 경우 오는 2050년 전 세계 원전 발전용량이 현재의 2배 이상인 890GWe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단독 또는 국가 간 협업의 형태로 수출계약의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원전은 정부 차원의 외교·안보적 지원 측면에서 주요국 대비 열위에 있지만, 낮은 건설비와 예산 내 적기공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수원의 전략적 사업투자자(SI) 역할, 수입국의 원전산업 고도화 기여 등 장점이 있다”며 “향후 글로벌 대형 원전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후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수급안을 마련하고 원전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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