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고체'시료를 빠르게 균질 '액체'시료로 만드는 '트윈스크류' 기술

[쿠키과학] '고체'시료를 빠르게 균질 '액체'시료로 만드는 '트윈스크류' 기술

기계연, 트윈스크류 기반 기계식 전처리 기술 개발
생체시료 손실 최소화, 전처리 효율 극대화
체외진단 분석 정확도·현장 대응력 향상
화학처리 없는 순수 기계식, 무전력 작동까지

기사승인 2025-04-29 10:14:06
트윈스크류 기반 기계식 전처리 장비.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이 고체시료를 1분 내에 유화 및 균질화할 수 있는 초소형 고속 전처리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체기반 시료분석을 손쉽게 구현해 기존 액체 위주 체외진단(IVD) 분야에 새로운 진단플랫폼을 제시, 현장중심 진단(PoC) 기술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연 나노융합연구본부 나노리소그래피연구센터 김관오 박사팀은 세종충남대병원 이윤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고체 생체시료를 빠르게 분쇄해 균질 액상시료로 전환하는 기계식 전처리시스템을 개발했다. 

체외진단 시스템과 같은 액체기반 분석장비에 고체 생체시료를 적용하려면 조직 내 결합을 해체하고 균일한 액상 상태로 전환하는 전처리 과정이 필수다. 

기존 고체시료 전처리 기술은 장비의 부피가 크고 처리시간이 수십 분 이상 소요될뿐 아니라 시료 준비부터 장치작동, 회수, 세척까지 전 과정에서 숙련된 실험인력의 반복적인 수작업이 요구됐다. 게다가 유화 및 균질화를 위해 별도의 효소 처리나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트윈스크류 구조를 적용해 고체시료에 높은 전단력을 가해 시료를 빠르게 유화하고 균질한 액상 시료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스크류 내부에 유체가 흐를 수 있는 통로를 함께 설계해 액상화된 시료를 효율적으로 회수함으로써 시료 손실을 최소화하고 전처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기존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별도 화학처리 없이 순수한 기계적 방식만으로 고체시료의 분쇄, 균질화, 회수까지 전 과정을 단일장치에서 연속 수행토록 설계했다. 

아울러 고체시료를 1분 내 유화하고 균질화함으로써 단시간 분석에 적합한 고품질 액상시료를 확보토록 했다. 

이와 함께 동일 메커니즘을 적용한 무전원 구동방식의 소형 장치도 구현해 활용 범위를 넓혔다.

트윈스크류 기반 고체 시료 전처리 기술 개략도 및 엽채류와 동물조직 분쇄균질화 실험 결과. 한국기계연구원

실제 연구팀은 동물조직, 식물체, 채소류 등 다양한 시료에 대해 우수한 전처리 효율과 높은 시료 회수율을 입증했다. 

특히 전동 구동뿐만 아니라 전력 공급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수동형 장치까지 함께 개발함으로써 응급진단, 농업 병해 진단, 식품 검사 등 다양한 현장 기반 응용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높이고, 다양한 진단장비 및 분석 시스템과 호환도 용이하다.

김 박사는 “트윈스크류 기반 전처리 기술은 고체시료 기반 분석의 실용화를 위한 기반 플랫폼으로, 기존 액체 중심 체외진단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한다”며 “농업, 식품,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단 기술의 현장 적용범위를 넓혀 진단 유연성과 분석 정확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유영은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제1저자). 박지효 학생연구원(제1저자), 김관오 선임연구원(교신저자). 한국기계연구원

한편, 기계연은  트윈스크류 기반 고체시료 전처리 기술 관련 국내 특허 6건을 출원, 이 중 2건은 등록 완료해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RS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nalyst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Portable and rapid solid sample preparation system utilizing twin-screw mechanism for diagnostic applications,” Analyst, 2025, 150(8), 1523).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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